[K리그 개막특집] ③ 광주 이정규 감독 "이정효 감독과 함께 만든 축구, 올해도 계속 한다"

김정용 기자 2026. 3. 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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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광주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지난 3년 연속 평균 관중 1만 명을 돌파한 K리그1이 역대 최고 시즌을 기대하며 지난 주말 개막했다. '풋볼리스트'는 K리그1 감독들에게 세 가지 공통 질문을 던지며 어떤 2026년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가늠하려 했다. 우승후보 팀의 수장은 그 무게와 싸우고 있었고, 상대적 약팀은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한 준비를 치열하게 진행 중이었다. 시즌 초 인터뷰를 일체 삼가는 일부 감독은 답변을 고사했다. <편집자 주>

이정규 광주FC 감독은 '이정효의 코치였고 이름도 한 글자만 다른 사람'으로 소개되곤 한다. K리그에서는 전임 감독의 코치였던 사람이라 해도 그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하는 신임 감독이 흔하다. 이 감독은 다르다. 이정효 감독의 광주 돌풍을 보좌했던 걸 자랑으로 여긴다. 심지어 전화 인터뷰에 응한 시간에는 이정효 감독의 수원삼성 데뷔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광주의 시즌 첫 경기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까지 수원 경기 시청을 권했다.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광주다운 문화'를 계승하는 게 올해 더 나은 성적을 내는 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광주는 전체 최약체 전력으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 연대기여금 규정 위반으로 올겨울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 가운데 오후성, 조성권, 헤이스, 심상민, 박인혁, 변준수, 진시우, 이강현 등이 빠진 자리는 모두 신인으로만 메워야 했다. 스쿼드를 채우는 것조차 어려운 처지다. 이 감독이 '광주다움'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한 능력치의 총합 이상을 발휘하기 위해 남다른 문화와 전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가장 듣고 싶은 말 "광주다운 축구를 계속 하는구나"

듣고 싶은 말? 광주다운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는 말이다. 선수들이 이미 알고 있는 광주 축구의 원리가 있다. 공을 전진시키는 방법은 기존 그대로다. 리스크가 있는 축구다. 뒤에 숫자를 적게 두고 공을 전진시키는데, 기존과 달라진 건 일부분이다. 변형 포백을 할 것이고 공격 숫자가 많을 것이고 포지셔널 플레이를 많이 할 것이다.

듣기 싫은 말은 선수 영입이 많이 안 돼서 전력이 약하다는 말이다. 작년 주전 선수들이 빠지면서 티가 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이번 시즌 주전으로 나갈 선수들은 그동안 많이 못 뛰었을 수도 있지만 엄연한 광주의 기존 선수들이다. 같은 팀이다. 굳이 전력에 대해 하나하나 따지며 약해졌다고 지적하는 사람에게 반박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알고 온 감독으로서 선수 탓을 하고 싶지 않다.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초보감독인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즌을 치르려 한다. 벌써 주위에서 '광주는 약해졌잖아'라는 말을 위안 삼아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거기서 위안을 받으면 안 된다. 우리 선수들은 성장하고 있다. 나 자신을 몰아붙여 선수들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 가장 많이 부르는 선수 "김용혁, 프로 콜업된 고졸 센터백이 주전으로 나간다"

김용혁은 우리 유스팀인 금호고에서 올라온 선수인데 이 친구 이름을 제일 많이 불렀다. 좀 몰아붙이기 위해서였다. 우리 스쿼드 구성상 시즌 초반부터 김용혁이 선발로 뛰어야 한다(실제로 1라운드 선발 출장해 45분 소화). 그런데 어린 선수가 데뷔전을 치르면 앞이 잘 안 보인다. 차원이 다른 압박감을 난생처음 받기 때문이다. 그걸 염두에 두고 일부러 평소 훈련 중에 정신을 못 차릴 만한 상황을 조성했다. 한동안 그렇게 훈련시키다가, 그 이유를 첫 경기 나흘 전에야 말해줬다. 이제까지 혼낸 건 다 이유가 있고 실전에서는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테니 스스로 잘 해보라고. 그 말을 듣고 선수가 깜짝 놀라더라. 그런데 놀란 뒤에는 씩 웃으며 고맙다고 하더라고. MZ라 그런지 그건 모르겠지만 배포가 좀 큰 선수다.

팀 전체에게 많이 해 주는 말은 '실수해도 괜찮아'다. 이 말을 제일 많이 하면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정규 광주FC 감독. 광주FC 제공
광주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올해 광주에 필요한 것 "잘 자리 잡은 광주다운 문화 그대로"

광주가 어떤 축구를 해 왔는지 들어서 아는 것과 직접 보는 건 다르다. 나는 3년간 이정효 감독님과 함께 광주의 문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있다. 전임 감독 이야기를 자꾸 하면 싫어하는 감독들이 많다고? 난 아니다. 그 시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 말씀하셔도 된다. 이제까지 구축한 문화가 좋다고 생각한다. 굳이 깰 생각이 없다.

그래서 미팅마다 '광주다움'을 많이 이야기한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팀이다. 광주에는 기존 스태프와 선수들도 있지만 새로 온 스태프들도 있는데, 다들 축구를 굉장히 많이 보고 미팅도 많이 갖는다.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다. 시즌 말미에 '이렇게 하니까 잘 될 수밖에 없잖아'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는 모습을 그린다.

이정효 감독님은 바쁘신 와중에도 장문의 응원 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원래 현재 팀원에 집중하시는 분인데 날 챙겨주시는 것에 놀랐다. 그 중 '자신있게 해라, 잘 할 거다'라는 메시지에 큰 울림을 받았다. 이정효 감독님이 현재 지도하시는 팀과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의 팀이 될 것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광주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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