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 특집] ② 김천 주승진 감독 "어차피 강등된다고? 난 축구의 원리 원칙부터 가르친다"

김정용 기자 2026. 3. 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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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진 김천상무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지난 3년 연속 평균 관중 1만 명을 돌파한 K리그1이 역대 최고 시즌을 기대하며 지난 주말 개막했다. '풋볼리스트'는 K리그1 감독들에게 세 가지 공통 질문을 던지며 어떤 2026년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가늠하려 했다. 우승후보 팀의 수장은 그 무게와 싸우고 있었고, 상대적 약팀은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한 준비를 치열하게 진행 중이었다. 시즌 초 인터뷰를 일체 삼가는 일부 감독은 답변을 고사했다. <편집자 주>

주승진 감독이 김천상무의 마지막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김천시와 상무 축구단의 연고지 협약이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연고지 이전 규정에 따라 김천은 올 시즌 순위와 별개로 K리그2 자동 강등이 예고됐다. 김천은 최근 몇 년간 입대한 선수들의 숨겨진 기량을 만개시키는 일명 국가대표 양성소로 불렸다. 하지만 '잠시 거쳐 가는 팀'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언제든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동 강등까지 확정되면서 선수단의 동기부여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주 감독은 올 시즌을 의미 없이 보낼 생각이 추호도 없다. 현장·행정·이론 삼박자를 겸비한 주 감독은 자신만의 역동적인 축구 철학을 김천에 입히고자 한다. 목표는 파이널 A 진입 그리고 한술 더 떠 우승이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주 감독은 어딘지 대학 교수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하나둘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첫 프로팀 사령탑을 맡은 만큼 축구계 여러 현장에서 얻은 경험으로 상무 축구단에 새로운 정체성을 입힐 것을 각오했다.

올 시즌 자동 강등 탓인지 김천을 하위권으로 예상하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동기부여 걱정에도 김천의 전력 구성만큼은 '이상 무'다. 이동경, 맹성웅, 이동준 등 황금 세대 9기가 전역했고 이제는 전병관, 이건희, 김주찬 등 선임인 10기를 중심으로 신병 이상헌, 변준수, 홍윤상, 정마호 등이 전력을 더한다. 지난달 28일 포항스틸러스와 홈 개막전에서도 김천은 특유의 역동적인 축구로 90분 내내 상대를 괴롭히고 압박하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올해도 첫 경기부터 쉽게 패하지 않는 '수사불패'의 팀이란 걸 입증했다.

▲ 가장 듣기 싫은 말 "그게 축구냐, 때려치워라!"

경기가 다이내믹하다. 경기력 좋다. 이런 말을 올해 듣고 싶다. 저희가 후방에서 공격 시 빌드업 상황에서 패턴 두 가지를 준비했다. 그 부분과 미드필드부터 파이널 서드로 들어갈 때 상대 뒷공간 공략하느냐가 중요하다. 의도하는 대로 경기가 이뤄지고 골이 들어가면 아름다운 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듣기 싫은 건 '그게 축구냐, 때려치워라!'다. 다들 우려하는 것처럼 무기력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선수들이 외부에서 '올해는 포기하는 거냐'라는 메시지를 들을 수도 있다. 올 시즌 김천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올해를 새 출발의 계기로 삼는 게 선수단, 코칭스태프 모두의 주안점이다.

▲ 가장 많이 부르는 선수 "이건희, 말만 말고 몸으로 반응해야죠! 그래도 15골 정도는…"

훈련 때 이건희 선수를 많이 부른다. 반응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한다. 공수 전환 상황에서 말로만 '아아'하면서 아쉽다고 표현하지 말고 몸으로 액션하고 반응하라고 이야기한다. 아무래도 김천이 높은 순위로 가려면 최전방 건희의 득점이 중요하다. 동기부여와 책임감을 주려고, 미디어데이 때도 건희 이야기를 했다. 올 시즌 건희한테 15골 정도는 기대한다. 활동량도 좋고, 태도적으로도 적극적이다. 골 맛을 본다면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듯 싶다.

고재현(김천상무).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건희(김천상무).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올해 제일 바꾸고 싶은 것 "축구의 정석을 알기, 원리 원칙 알기"

가장 바꾸고 싶은 건 '원리 원칙 알기'다. 우리 선수들이 축구에 대한 원리, 원칙을 알아가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같이 플레이하고 나서 감독이 제시한 축구가 굉장히 일반적이고 원칙을 중요시하면서도 세련된 축구라는 걸 느꼈으면 한다. 솔직히 세련까진 아니고 보수적일수도 있지만, 최소한 발전 지향적인 축구라고 깨달았으면 한다.

내 생각에는 우리 전술은 현대 축구에 가깝다. 지도자의 보람이다. 선수들에게 '축구에서 뭐가 중요하냐'고 물으면 거의 '수적 우위'를 이야기한다. 내 원칙인데, '위치적 우위'가 먼저다. 어차피 골문 위치는 정해져 있다. 득점하려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수적 우위보다 위치적 우위가 먼저다. 선수들이 원리 원칙을 깨닫게 된다면 나중에 축구 이해도 자체도 높아질 듯하다.

대부분 지도자들이 보통 선수 때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자를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지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오류가 많이 생긴다. 지도자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원리 원칙대로 프로세스를 제공해야 선수들도 성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단계별로 배워야 하는 우선순위가 있다. 과정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 과정을 확실히 중요시해야 한다.

글= 김진혁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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