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역대급 실적에도…비은행 부동산PF 발목
우리자산신탁 2206억원 순손실
KB부동산신탁 787억원 순손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내며 합산 순이익 18조원에 근접했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실적의 약한 고리로 드러났다. 은행은 견조한 이자 이익으로 그룹 실적을 떠받쳤지만, 신탁·캐피탈·카드 등 비은행 부문은 건설 경기 부진과 고금리 여파를 고스란히 맞으며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계열사 KB부동산신탁은 2025년 7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그룹 내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냈다.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장의 리스크가 현실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정해진 기간 내 공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신탁사가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로, 최근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KB저축은행도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적자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에만 610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쌓았다. 신용손실충당금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미리 수익의 일부를 비용으로 반영하는 금액이다. 건설 경기 악화로 PF 대출 회수 가능성이 작아지자 손실 흡수 차원에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드·캐피탈 등 여전업권도 부담이 컸다. KB금융의 2025년 그룹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조3630억원으로 전년(2조440억원)보다 15.6% 증가했다. 이 가운데 KB국민카드가 7650억원, KB캐피탈이 267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취약 차주의 연체 위험이 확대된 영향이다.
우리금융그룹도 비은행 부문 계열사의 부담이 두드러졌다. 우리자산신탁은 2025년 22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PF 부실이 손익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캐피탈 역시 전년보다 27.7% 증가한 1450억원의 대손비용을 쌓았다. 우리금융은 2월 컨퍼런스콜에서 "자산 클린화 기조에 따라 부실 가능 자산을 조기에 털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대손비용도 2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PF 등 비은행 부문 부실을 정리하기 위해 충당금을 대폭 늘리면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은행 부문이 이익을 방어했지만, 신탁·캐피탈의 적자와 비용 부담이 그룹 전체 수익을 제약했다.
PF 리스크 못 피한 계열사들…충당금 급증
신한금융그룹 역시 PF 리스크에 더해 고금리 부담이 겹치며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눌렸다. 신한캐피탈의 2025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6% 급증했다. PF와 한계기업 여신에서 부실 가능성이 커지자 장부상 손실을 선제 반영한 것이다. 신한캐피탈의 연간 순이익은 1083억원으로 전년보다 7.4%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고금리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5년 당기순이익은 4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급감했다. 같은 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9118억원에 달했고, 조달금리 상승으로 지급이자 부담도 크게 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나간 지급이자는 1조1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벌어들인 이익 상당 부분을 이자와 충당금으로 소진한 셈이다. 신한금융은 2월 컨퍼런스콜에서 "조달과 대손 측면의 압력이 지속됐다"며 "카드와 캐피탈 등 그룹 내 여신전문금융사들은 자산 리밸런싱과 다양한 자구 노력을 통해 펀더멘털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비은행 부문의 해외 대체투자 손실이 실적의 약한 고리로 작용했다. 하나증권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2120억원으로 전년보다 5.8% 감소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수수료 수익은 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늘었지만,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 하락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줬다.
하나캐피탈의 당기순이익도 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4% 급감했다. 하나금융은 2월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증권 부문은 4분기 대체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을 많이 인식했고, 캐피탈도 해당 영향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호황기에 투자했던 미국·유럽 상업용 빌딩과 인프라 등 해외 대체투자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장부에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했다는 의미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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