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 실사로 되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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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아니?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래."
도쿄의 한 초등학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던 소년과 천문학책을 들여다보던 소녀가 만났다.
전학생이라는 공통점과 작은 체구, 책 읽는 취미까지 똑 닮은 토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는 그렇게 짝꿍을 넘어 잊지 못할 첫사랑을 시작한다.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그 시간을 함께 건너온 세대를 향한 걱정과 애정이 영화와 음악에 동시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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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신카이 마코토 원작 접한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이 연출
벚꽃·눈 등 원작 느낌 최대한 살려

“너 그거 아니?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래.”
도쿄의 한 초등학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던 소년과 천문학책을 들여다보던 소녀가 만났다. 전학생이라는 공통점과 작은 체구, 책 읽는 취미까지 똑 닮은 토노 타카키와 시노하라 아카리는 그렇게 짝꿍을 넘어 잊지 못할 첫사랑을 시작한다.
벚꽃이 날리던 어느 날 아카리는 “내년에도 너와 같이 벚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기타칸토로 전학을 간다. 서로가 서로의 우주였던 두 아이는 이른 이별 끝에 각자의 궤도를 따라 점점 멀어져 간다.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2007)가 19년 만에 실사 영화로 돌아왔다.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등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이 작품을 빚어냈던 나이는 서른셋. 공교롭게도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 역시 서른세 살이 되던 2024년에 연출 제안을 받으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오쿠야마 감독은 10대 시절 DVD로 처음 본 원작이 “충격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내면의 우주를 그려낸 점이 독특하고 놀라웠다”며 “마이크로가 매크로가 되는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한 사람의 사소한 감정이 모두의 기억을 건드리는 힘, “어떤 솜털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다 보면 세계를 알게 된다”는 믿음이다.

그는 “앞만 보고 달려오다 30대가 되니 내가 원하던 곳이 여기가 맞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며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타카키를 잘 연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1년은 영화 속 타카키와 아카리가 처음 만난 해이자, 오쿠야마 감독과 OST에 참여한 J팝 대표 뮤지션 요네즈 켄시의 출생 연도이기도 하다. 요네즈는 이 숫자를 제목으로 한 오리지널 스코어 ‘1991’을 헌정했다. 과거에 대한 미련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그 시간을 함께 건너온 세대를 향한 걱정과 애정이 영화와 음악에 동시에 담겼다.
원작(62분)이 초교·고교·성인 시절로 나뉜 3부작 옴니버스였다면, 두 배로 확장된 실사판은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하나의 흐름 안에 엮는다. 어린 시절을 추억으로 봉인하기보다 현재의 타카키 삶 한가운데에 그대로 놔둔 것이다.
“어디까지든 갈 수 있을 것처럼 하늘을 바라보던 소년이 책상 앞에서 컴퓨터만 바라보는 남자가 되는 것, 그 간극을 시간의 잔혹성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재회를 약속했던 벚나무, 기차역을 뒤덮은 폭설, 하늘을 가로지르며 사라지는 별똥별까지, 원작의 정서를 살리기 위한 준비도 집요했다. 애니메이션 전 컷을 캡처해 화각과 줌, 필터를 분석한 200페이지 자료를 만들고, 디지털 촬영본을 필름으로 구워내는 필름 레코딩 작업도 거쳤다.
그러나 끝내 그가 믿은 것은 배우의 얼굴이었다. “사소한 기색을 포착하는 게 실사만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지난달 25일 국내 개봉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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