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송민규 기자]
3월 3일, 새 학기와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학교마다 입학식이 열렸다. 충남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재학 중인 천안아름초등학교도 11개 학급의 신입생을 맞이하며 새로운 한 해의 문을 열었다. 체육관은 학부모와 아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아이들은 낯선 공간을 두리번거렸고 부모들은 그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었다.
교장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형식적인 축사가 아닌 관계를 먼저 세우려는 메시지처럼 들렸다. 학교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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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개 반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천안아름초등학교 입학식 모습. 전교생 1800여 명 규모의 대형 학교다. |
| ⓒ 송민규 |
천안아름초는 최근까지 전교생 2100여 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학생 수를 기록했던 대형 학교다. 현재도 약 18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교감 2명 체제로 운영된다. 이 학교는 단순히 '학생이 많은 학교'가 아니라 대규모 인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이 축적된 조직이다.
학생 수가 많다는 것은 안전, 급식, 보건, 상담, 행정, 돌봄 등 학교 운영 전반에서 정교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학년 단위 협업 구조와 분업화된 행정 운영 방식 역시 이러한 경험 속에서 만들어졌다. 규모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교의 역량이 되기도 한다. 많은 학생을 운영해온 학교일수록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정책의 현장 적용
올해 2월 교육부는 기존 '늘봄학교' 정책을 확대·발전시킨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 중심의 돌봄 체계를 지역사회와 연계한 통합 돌봄·교육 모델로 확장해 돌봄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정책이다. 초1·2 희망자 전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초3 이상 학생에게는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을 도입해 교육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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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아름초등학교 입학식에서 돌봄 및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
| ⓒ 송민규 |
정책을 움직이는 사람들, 교사들
교육부 정책에 얼마나 많은 현장 목소리가 반영됐는지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학교가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늘어나는 민원과 행정 부담 속에서도 교사들은 교실을 준비하고 아이들의 하루를 설계한다. 입학식은 하루의 행사지만 그 뒤에는 수개월간의 준비와 협의, 점검이 이어진다. 돌봄 운영 역시 마찬가지다. 안내 화면 한 장 뒤에는 수차례의 회의와 조율이 쌓여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공교육이 실제로 작동하는 기반이 된다. 정책의 이름은 바뀔 수 있다. '늘봄'이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발전했듯 제도의 형태는 변화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하루를 책임지는 학교의 역할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공교육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천안아름초의 입학식은 단순한 환영 행사가 아니었다. 1800여 명이 넘는 아이들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경험과 변화하는 정책을 현장에 맞게 적용하려는 학교 공동체의 실행력이 함께 드러난 자리였다.
공교육의 힘은 문서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교실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치밀한 계획과 협업, 그리고 반복되는 점검과 운영 속에서 만들어진다. 정책은 방향을 제시하지만 아이들의 하루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결국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다.
3월, 교정에서 다시 시작된 아이들의 걸음은 그 뒤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교사들의 노력과 함께 이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학교생활의 시작이지만 학교에게는 또 한 해의 책임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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