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OTT·관광까지… ‘왕사남’ 천만 신호탄 쐈다 [D:영화 뷰]
영월군청 "단종 유적지 방문객 증가 체감"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극장가를 넘어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파급을 확장하고 있다. 개봉 27일째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누적 관객수 940만 7833명을 기록한 이 작품은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1일 하루 관객수는 81만 7205명으로, 개봉 이후 최다 일일 관객수를 경신했다. 이는 설 당일 기록했던 66만 1442명을 뛰어넘는 수치로, 개봉 4주 차에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쓴 이례적인 흐름이다.
통상 흥행작이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 유입 속도가 둔화되는 것과 달리, ‘왕과 사는 남자’는 장기 흥행 국면에서 오히려 관객 유입이 가속화되는 독특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경우 역대 25번째 한국영화이자 34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장항준 감독에게는 연출 인생 첫 천만 타이틀이 되며, 유해진은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파묘’에 이어 다섯 번째 천만 배우 기록을 추가하게 된다. 박지훈은 주연 데뷔작으로 첫 천만 타이틀을 확보하게 되고, 유지태 역시 배우 인생 첫 천만 영화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흥행 요인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정서에 있다. 단종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중심에 두고 있으면서도 사건의 비극성에만 머물지 않고 인물의 관계와 감정선에 초점을 맞춘 서사 구조가 관객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가족 단위 관람층과 중장년층의 역사적 관심, 젊은 세대의 캐릭터 중심 서사 소비가 동시에 작동하며 세대 간 교집합을 형성했다. 각기 다른 관객층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세대별 니즈를 정교하게 흡수한 상업영화의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 읽힌다.
영화의 파급력은 극장 밖에서도 감지된다. 극 중 단종 서사가 재조명되면서 배우 박지훈이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시리즈가 다시 화제를 모으며 역주행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극장 흥행이 OTT 콘텐츠 재소비로 이어지는 크로스 플랫폼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 공간으로의 확장도 눈에 띈다.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강원 영월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영월군청 관광 담당 관계자에 따르면 단종의 능이 위치한 장릉과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청령포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장릉의 경우 지난해 2월 방문객이 2917명이었지만 올해 2월에는 2만 6578명으로 증가했고, 청령포 역시 지난해 4763명에서 올해 3만 8223명으로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약 8~9배 수준의 증가다.
영월군청 관계자는 “영화 흥행 이후 단종 관련 유적지를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박지훈은 영월축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홍보 영상에 참여해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단종문화제’를 알리며 지역 문화 행사와 영화의 연결 고리를 더욱 확장했다.
영화 한 편이 단순한 흥행 성과를 넘어 문화 소비의 확장으로 이어진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국제시장’이 흥행하면서 부산 근현대사 관광 코스가 주목받았고, ‘명량’ 이후 전남 해남과 진도 일대의 역사 관광이 활기를 띠었다. ‘택시운전사’ 역시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장소를 찾는 방문객 증가로 이어진 바 있다. ‘왕과 사는 남자’ 역시 단종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현대의 대중문화 안에서 재해석하며 영화·OTT·관광을 연결하는 파급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화라는 매체가 OTT와 지역 관광, 대중의 일상으로 번져나가는 과정은 잘 만든 콘텐츠 한 편이 우리 사회의 문화를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단순히 관객 숫자의 기록을 넘어, 역사적 기억과 대중의 경험을 잇는 거대한 ‘문화적 가교’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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