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정보 참모 꿰찬 AI… 팔란티어·클로드, 전쟁 방식 바꿨다
군지휘부 작전 판단·최종 결정 도와
미군 “공개할 수 없는 특별한 전력”
우크라선 드론 명중률 80%로 향상

미국이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등 AI를 활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AI 기술이 현대전은 물론이고 미래 전쟁 방식 자체를 바꾸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투 지휘를 돕는 ‘참모’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간을 대신해 최종적으로 판단·행동하는 ‘전장의 사령관’으로 기능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살상력을 갖춘 최첨단 무기에 더해 AI가 전쟁 승패를 가르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군사 작전에 AI를 어디까지 활용해야 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군은 이란 공습 작전에 클로드를 동원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클로드를 활용해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평가하고, 목표물을 식별했다고 한다.
팔란티어의 국방용 AI 플랫폼인 ‘AIP 포 디펜스’를 통해 미군 기밀 네트워크 일부에 통합돼 운용되는 클로드는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고, 사용자 서버에서 작동하는 ‘로컬 AI’ 기술을 갖고 있어 미 국방부가 채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앤트로픽을 ‘급진 좌파적인 기업’으로 규정하며 연방기관 내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음에도 군 당국이 이란 공습에 클로드를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공개할 수 없는 특별한 전력들이 있었다”며 말을 아꼈으나 군사·AI 전문가 설명을 종합하면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데이터를 클로드가 한꺼번에 분석한 뒤 복수의 군사 옵션을 도출해 제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상근 카이스트(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정찰 자산을 통해 획득한 정보와 휴민트(인적 정보), 시긴트(신호 정보) 간 상관관계를 클로드가 분석해 군사 옵션 여러 개를 미군에 제안하면 이 중 몇 개를 취사선택하는 전략을 구사했을 것”이라며 “수분에서 수시간 사이에 수집한 온갖 형태의 정보로 이란군 이동 경로부터 최종 타깃(목표물)까지 도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군 지휘부는 클로드가 제시한 의견을 바탕으로 군사 작전 우선순위를 설정하고는 클로드와 수시로 대화하며 최종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지휘관이 ‘공습 시 예상 부수 피해’를 물으면 클로드가 “민간인 피해 확률 5% 미만”이라고 답하는 식이다.
AI는 이미 세계의 여러 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군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작전에도 클로드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함께 이란을 공격 중인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기습 공격하자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 ‘하브소라’로 일평균 400곳 넘는 목표물을 때리며 반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팔란티어 표적 식별 프로그램을 도입, 드론 공격 명중률을 10%에서 80%까지 대폭 올렸다.
미래 전쟁의 승패 역시 ‘누가 AI를 더 잘 쓰나’에 달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통상 폭격을 진행할 때 문제가 되는 게 타깃이 여럿이라는 점”이라며 “방대한 데이터로 무장한 AI는 어디를 때릴지를 놓고 고민하는 인간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성패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 단위로 상황이 바뀌는 전장에서 인간보다 월등히 많은 정보를 소화할 수 있는 AI가 ‘게임 체인저’라는 의미다.
문제는 더 빠른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현대전 특성상 AI가 갈수록 더 전장에 깊숙이 개입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영화 ‘터미네이터2’에 나온,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하는 스카이넷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기술적 오류 탓에 불필요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전쟁터에서 AI를 어디까지 활용할지에 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 전문가는 “‘AI가 제안한 가장 합리적인 옵션’이었다면서 책임 소재를 애매모호하게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손재호 박선영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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