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위험 사이… SNS ‘우울증 커뮤니티’에 모이는 1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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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10대 A양은 서울 은평구 한 주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의 응급조치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엑스 내 우울증 커뮤니티 가입자 수는 이미 1만명이 넘는다.
청소년들이 엑스 등 SNS상 커뮤니티로 몰리는 건 자신의 우울증 증세를 주변에 알렸다가 관계가 단절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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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도움 없는 자조 모임은 위험

지난달 8일 10대 A양은 서울 은평구 한 주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의 응급조치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집을 나와 부모와 따로 생활하는 A양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그의 자살 시도는 지난해 11월 이후 세 번째였다.
특이한 점은 A양이 이송될 당시 가족이 아닌 20대 여성 B씨가 신고자로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경찰 조사 결과 B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파악됐다.
3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엑스(X·옛 트위터) 내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들끼리 피드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우울증 환자들이 모이는 통로로 지목되고 있다. 엑스 내 우울증 커뮤니티 가입자 수는 이미 1만명이 넘는다. 이곳에는 자신의 우울 증세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3000여명이 모인 A커뮤니티에는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감기약, 진통제 등으로 환각을 유발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2800명이 모인 B커뮤니티에는 가출 청소년들도 다수 가입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인기를 끌던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 성인 인증 등 각종 접근 제한 조치가 가해지면서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앓는 청소년들이 비교적 제한이 적은 엑스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소년들이 엑스 등 SNS상 커뮤니티로 몰리는 건 자신의 우울증 증세를 주변에 알렸다가 관계가 단절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적응이 어려운 학교 밖 청소년이나 고립 청년들은 익명성을 기반으로 자신을 무조건 지지해 주는 온라인 모임에 매우 쉽게 빠져든다”고 말했다.
유사 질환을 겪은 이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자조 모임(self-help group)’은 의학계에서도 장려하는 치료법 중 하나다. 질병을 먼저 극복한 당사자의 조언과 위로는 의료인이나 전문가가 줄 수 없는 긍정적 영향을 환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 도움 없는 자조 모임은 부작용이 클 수도 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들끼리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조력할 수도 있어 전문가 통제 없는 자조 모임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런 SNS상 커뮤니티를 통해 청소년이 자해나 가출, 약물 오남용 등 다른 일탈 행위를 학습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임송수 천양우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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