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싱가포르 ‘H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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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반도 끝에 자리한 싱가포르는 63개 섬으로 이뤄진 국가다.
국토 면적이 733㎢가량에 불과하고, 인구 587만명 중 대부분이 싱가포르섬에 산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을 언급했다.
HDB에는 싱가포르 국민 86%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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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반도 끝에 자리한 싱가포르는 63개 섬으로 이뤄진 국가다. 국토 면적이 733㎢가량에 불과하고, 인구 587만명 중 대부분이 싱가포르섬에 산다. 주택난은 필연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했을 때 10명 중 7명이 판잣집 등에 살 정도로 심각했다. 그래서 리콴유 총리는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국가에서 집을 보급한다는 과격한 생각을 품었다.
싱가포르는 1966년 토지수용법을 제정하고 국토의 90%를 국유화했다. 주택개발청(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은 이 땅에 공공주택을 올렸다. HDB는 주택개발청에서 만든 공공주택을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정말로 놀라운 점은 이 좁은 국토에서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으면서도 주택문제나 부동산 문제로 전혀 사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HDB에는 싱가포르 국민 86%가 산다. 임대 기간이 99년이고, 1인당 생애에 두 번 분양 신청을 할 수 있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줘 전체 집값의 20%만 있으면 바로 입주할 수 있고, 가격은 중위소득 가구가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보조금을 제외하고 부족한 돈은 장기 대출로 채운다. 싱가포르 정부는 입지 좋은 지역의 HDB를 분양받은 뒤 임대 권리를 재판매해 차익을 챙기는 행위가 잦자 2024년 등급을 나눠 보조금과 거주 의무기간 등의 규제를 차등했다. 최소 의무 거주기간은 스탠다드(일반 지역) 5년, 플러스(교통 편리 등 프리미엄 지역) 10년, 프라임(최고 입지) 10년이다. 플러스와 프라임은 재판매 제한을 받고, 매각 시 보조금 일부를 반환해야 한다.
싱가포르가 오랫동안 다듬고 고친 제도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빠른 인구 감소세, 개인의 토지 소유, 수도권 집중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공공부문이 주도한 흔들림 없는 공급이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점을 유심히 볼 만하다.
김찬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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