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 최선은 폭력…정답 대신 나만의 스텝 밟는다[라임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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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의 김국희(염혜란)는 한별구청 기획과장이다.
염혜란은 이 경직한 삶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렸다.
입체적인 해석 덕에 김국희는 단순한 꼰대나 아집 덩어리가 아닌,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기성세대로 나타난다.
염혜란은 낯선 해방감을 거친 호흡과 요동치는 스텝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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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며 억눌린 자아의 해방 그려내
"기성세대 잣대 반성…엇박자 독무로 홀로서기"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의 김국희(염혜란)는 한별구청 기획과장이다. 빈틈없는 원칙과 타협을 모르는 성실함으로 승승장구한다. 동료들은 탁월한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퇴근 시간마저 무시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잣대를 버거워한다. 굳건한 신념이 주변을 질식하게 만드는 아집으로 작용한다.
염혜란은 이 경직한 삶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렸다. 타인에게 정해진 박자를 강요했던 억압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해방의 서사를 완성했다. 변화에 도달하기 위한 첫걸음은 김국희에 대한 입체적 분석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정해진 틀에 자신을 가둬두는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위로는 구조적 한계를 느끼고, 아래로는 사고방식이 다른 후배들과 일하는 중간 관리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입체적인 해석 덕에 김국희는 단순한 꼰대나 아집 덩어리가 아닌, 현실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기성세대로 나타난다. 맹목적인 확신이 무너지고 변화하는 과정까지 공감할 여지를 확장한다. 염혜란은 "자신의 방식이 타인을 찌르는 흉기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사람의 위축된 눈빛을 가지려 애썼다"고 말했다.

"가진 것이 없어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 믿고 살아온 인물이다. 저와 닮은 구석이 많더라. 조카들이 힘들다고 푸념할 때 '나 때는 더 힘들었다'며 꼰대처럼 생각한 적이 있다. 맹목적인 최선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고 폭력으로까지 작용한다는 사실을 계속 마주하니 반성하게 되더라. 먼저 겪어봤다는 이유로 던진 충고가 상대에게는 화가 나고 숨 막히는 폭력임을 돌아보았다."
김국희가 고립 속에서 시도하는 플라멩코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다. 규격화한 일상과 자신을 옭아매던 완고한 세계를 부수고 억눌린 자아를 해방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염혜란은 낯선 해방감을 거친 호흡과 요동치는 스텝으로 표현했다.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대신, 바닥을 강하게 내리찍으며 억눌린 감정을 폭발시켰다. 그는 "3개월간의 연습보다 무용수들이 스텝으로 응어리와 한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며 춤의 본질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국희는 끝내 관찰 대상의 굴레를 단호히 벗어던진다. 규격화한 댄스복마저 거부하고 붉은 셔츠와 검은 바지 차림의 일상복으로 독무를 펼친다. 염혜란은 이 장면을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으로 꼽았다. "춤에 맞는 의상은 아니지만, 오히려 나를 옭아매던 형식을 벗어던지고 부서지듯 춤췄기에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떻게 춰도 플라멩코야'라는 대사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마음속에 해방구 같은 즐거움 하나쯤은 품고 살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스텝이야말로 타인의 잣대에서 벗어나는 독립일 테니까. 저 역시 이제 막 찾아가는 중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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