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 앞 피투성이 책상... "미국·이스라엘의 끝없는 거짓말"

이진민 2026. 3. 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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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 후 첫 평일... "국제 질서 유린하는 미국, 이스라엘 강력 규탄"

[이진민, 유성호 기자]

 트럼프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미사일 공습으로 여자 초등학교가 직격탄을 맞아 학생들이 숨진 참사를 애도하는 뜻으로 유혈을 상징하는 붉은색 물로 얼룩진 가방과 책상에 흰색 국화를 놓고 회견을 진행했다.
ⓒ 유성호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민중을 돕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고 하지만, 이보다 새빨간 거짓말은 없습니다. 이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고 고통받을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 이란 출생 시아바시 사파리 서울대 서아시아학 교수

핏자국처럼 붉은 물감이 흥건한 초등학생 책상과 하얀 국화가 주한미국대사관 앞에 놓였다. 시민사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사망한 이란 남부 미나브 지역 초등학교 학생 165명을 떠올리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침략을 규탄했다.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트럼프 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는 3일 오후 2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미국의 군사 공습으로 이란 주요 지도자뿐만 아니라 민간인들도 학살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야만적 침략 전쟁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장에 참석한 이란 출생 시아바시 사파리 서울대 서아시학 교수는 "지난달 28일 폭격 이후 이미 수많은 민간인들이 살해당했고, 학교가 폭격됐고, 병원이 파괴당했다"며 "이 불법적이고 부당한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트럼프와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는 끝없는 거짓말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억압적인 정부로부터 이란 민중을 해방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전쟁으로 인해 죽고, 깊은 고통과 상처를 겪을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파리 교수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란이 중동 국가들의 중재로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때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했다는 점"이라며 "만일 이 전쟁이 계속된다면 중동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불안정과 혼돈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 왜 트럼프·네타냐후에 책임 묻지 않나"

▲ 이란 침략 전쟁 미국 트럼프 규탄 긴급 기자회견ⓒ 유성호

현장에서는 참석자 30여 명이 '미국 이스라엘 이란 침략 강력 규탄'이란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탈을 쓴 참가자는 '힘이 정의다'라고 적힌 미사일 패널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발언자로 나선 김진억 너머서울 상임대표(민주노총 서울본부장)는 "트럼프는 이란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해 미국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란 명분을, 이스라엘은 예방 타격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유엔 헌장, 국제법도 무시한 불법 침략 전쟁"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은 핵 협상 중에 있었지만, 일방적인 침략 전쟁으로 인해 평화를 위한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폭격으로 (이란 남부) 초등학교 여학생 사망자가 165명으로 늘었다"며 "왜 어린 학생들이 죽음으로 내몰려야 하나. 평화는 폭력과 학살을 통해 달성될 수 없다. 국제 질서를 힘의 논리로 유린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김원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은 단순히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이 아닌 중동 전체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하기 위한 제국주의 계획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벌인 학살처럼 똑같이 (이란의) 학교와 병원을 표적으로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있다"며 "이렇게 사태가 확산하는데 국제사회가 트럼프와 네타냐후에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트럼프가 원하는 체제는 민주주의가 아닌 미국의 군사업체가 돈을 버는 전쟁산업 체제일 뿐"이라며 "그 속에서 전쟁 산업체 매출 10위를 기록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한국은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이 언젠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다"며 "보편 인권의 이름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 중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곳곳의 규탄 메시지… "사망한 민간인, 우리의 가족처럼 생각하길"
 트럼프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미사일 공습으로 여자 초등학교가 직격탄을 맞아 학생들이 숨진 참사를 애도하는 뜻으로 유혈을 상징하는 붉은색 물로 얼룩진 가방과 책상에 흰색 국화를 놓고 회견을 진행했다.
ⓒ 유성호
 트럼프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미사일 공습으로 여자 초등학교가 직격탄을 맞아 학생들이 숨진 참사를 애도하는 뜻으로 유혈을 상징하는 붉은색 물로 얼룩진 가방과 책상에 흰색 국화를 놓고 회견을 진행했다.
ⓒ 유성호
이날 현장에선 세계 곳곳에서 활동가들이 보낸 '트럼프 규탄 메시지'가 낭독됐다. 프란치스카 크라이너 IPA 유럽 사무국 소속 활동가는 "폭격으로 사망한 (남부 미나브 지역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의 유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들이 여러분의 여동생, 딸, 친구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우리는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한다는 가치 아래 모였다"고 말했다.

비자이 프라샤드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불법 전쟁을 자행해 민간인을 폭격했고, 그 결과 폭격 한 시간 만에 150명이 넘는 여학생이 희생됐다"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이 공격은 말도 안 되는 인권과 주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조직위원회는 이란 남부 미나브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의 죽음을 기리고자 "평화가 당신에게 깃들기를"이란 메시지가 담긴 스케치북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탈 앞에 서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트럼프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미사일 공습으로 여자 초등학교가 직격탄을 맞아 학생들이 숨진 참사를 애도하는 뜻으로 유혈을 상징하는 붉은색 물로 얼룩진 가방과 책상에 흰색 국화를 놓고 회견을 진행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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