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충격] 연준 금리 인하 미뤄지나…美 국채 충격은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란 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는 더욱더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 다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거나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가능성은 작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위험도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이브라힘 자바리 사령관 고문은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란 국영 통신사 ISNA는 자바리 고문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다면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일시적인 폐쇄는 가까운 미래에 석유 및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연준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E)의 매튜 마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폐쇄 가능성은 작지만, 향후 몇 주에서 몇 달간 석유 공급은 부분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유가를 더욱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제한적이며, 이마저도 즉각적인 충돌 이후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웰스파고의 톰 포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전으로 치닫거나 호르무즈 해협의 주요 항로에 대한 중대하고 장기적인 차질이 생기지 않는 한, 미국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OE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겠지만, 올해 미국과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평균 0.3~0.4%포인트 정도만 추가로 오를 것"이라며 "소비를 위축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그와 관련한 약간의 인플레이션 확대를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지만, 아주 작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도 연준이 당장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WS의 조지 카트람본 미주지역 채권 헤드는 "연준은 금리 인하를 전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도 한 행사에 참석해 "최근 이란 상황은 연준을 더욱 동결 기조에 두고, 이전보다 금리 인하를 소극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연준 의장이기도 한 옐런 전 장관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이미 연준의 목표치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오는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이날 오후 현재 과반이 넘는 53.5% 확률로 반영했다. 하루 전 42.7%에서 10%포인트 넘게 뛰어오른 수치다.
최근에 나타나는 지정학적 분쟁은 경제 펀더멘털을 뒤흔들지 못했고, 이번에도 미국 국채 등이 제한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26년 6월에 있었던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12일 간 분쟁은 가장 최근의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폭격한 직후 유가는 급등해 잠시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지만, 몇 달 후 배럴당 70달러 미만으로 반락했다. 당시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미미했다.
글렌미드의 제이슨 D.프라이드 투자 전략가는 "대부분의 글로벌 분쟁이 장기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역사는 분쟁 당시에는 거의 파멸적인 재앙으로 여겨졌던 수많은 중대한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ING은행은 "미국 채권시장의 이번 분쟁에 대한 반응은 '이런 상황은 전에도 본 적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며 "이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진단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간밤 9bp 가까이 오른 4.05%에 거래됐지만, 극적인 움직임은 아니었다는 게 은행의 분석이다.
ING는 "미국의 10년 만기 기대 인플레이션(BEI) 간밤 소폭 오른 2.3%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제롬 파월 의장이 암묵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시사한 수치"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결국 이번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하는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이 얼마나 가시화되는지가 미국 국채 등의 자산 가격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고시즈미 나오카즈 시니어 금리 전략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길어진다면 원유 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후퇴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미국과 원유 수출이 끊기는 이란 모두 사태 장기화는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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