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폭격 파편 향방에 출렁이는 투심, 비트코인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기관 ETF 수급 개선·중동 자본도피 수요에 6만8000 달러선 회복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미·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직후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미 증시 개장과 맞물린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와 중동 현지의 자본도피 수요가 유입되며 6만8000 달러 선을 탈환했다.
전쟁으로 인한 네트워크 마비 우려라는 '위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 기대라는 '기회'가 동시에 분출되며 비트코인의 자산 성격을 가늠할 중대한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미국의 이란 군사 작전 개시 명령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28일, 한때 6만3000 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은 7년 만의 '5개월 연속 하락'을 보이며 투심이 극도로 위축됐다. 다만 이날 정오 현재 비트코인은 6만8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하락분을 만회했다.
이번 사태가 비트코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 시각이 많다. 지정학 전문가인 샤나카 안슬렘 페레라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전 세계 해시레이트의 2~5%를 점유하며 비트코인을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전력망이 파괴될 경우 이란 전력 생산의 30~50%는 증발하고, 대부분 비트코인 채굴 활동은 중단된다"며 "이후 글로벌 해시레이트가 급락하고 블록 생성 시간이 지연되고 거래(트랜잭션) 수수료는 폭증해 가상자산 생태계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비트코인 추가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주말 유동성이 얇은 상황에서 1차 매도 충격을 소화했지만 3일(미국 시간) 개장 이후 주식·채권·원유 시장이 급락할 경우 2차 동반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유가 급등 시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6만 달러대가 단기 핵심 지지 구간"이라고 지목했다.

반면,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역설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서 헤이즈 비트맥스 공동창업자 등 시장 분석가들은 분쟁 장기화 시 미 연준이 경기 위축 방어 및 전쟁 비용 조달을 위해 통화 완화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헤이즈 창업자는 "미국의 중동 군사 개입은 결국 재정 확대와 통화 공급 증가로 이어졌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유동성을 확대하는 시점이 비트코인 매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상충하는 전망 속에서도 실제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미국 기관들의 매수였다. 2일 밤 미 증시 개장과 함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코인베이스(COIN) 등 관련주가 급등하며 현물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확인됐다. 여기에 이란 현지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의 출금 거래량이 700% 폭증하고 UAE 증시가 폐쇄되는 등 중동발 자본도피 수요가 가세하며 상승 압력을 더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상승세는 미 증시 개장과 맞물린 미국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가 주요 동력"이라며 "ETF 순유출 기조의 반전과 분기 말 리밸런싱(투자 비중 조정) 수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연준 유동성 완화 기대감이 기관 수급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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