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건 학생인데... 교복 논쟁, 학생은 쏙 뺐다
[토끼풀]
최근 중·고등학교 교복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커지고 있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등골 브레이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부분 교복을 무상지급하는 상황이다. 교복 업체에 돈을 대주는 게 아니라 생산 자체를 협동조합으로 만들어 국내 일자리를 만들고, 소재도 국산을 쓰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 지자체가 교복 구매를 위한 '입학준비금'을 지급하거나 교복 자체를 현물로 지원하는 형태의 무상교복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구입도 '학교주관구매'를 통해 학교가 교복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계약·납품받아 신입생들에게 공급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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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학년도 한 고등학교 신입생의 교복 구입 영수증. |
| ⓒ 문성호 |
대부분 학교에서는 교복을 정복과 생활복, 체육복으로 구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는 등하교 시 정복이 필수였지만, 당시 교복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감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다수 학교가 체육복·생활복 등교를 허용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자체 조사 결과 관내 74% 학교가 정복과 생활복을 병행한다. 이 학교들에서는 학생들 대부분이 평상시 생활복을 입고, 정복 교복은 입학식·졸업식 등 극히 일부 상황에서만 착용한다.
이 대통령의 '등골 브레이커' 지적에 관계 부처들이 발빠르게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 26일 정장 형태 정복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생활복·체육복 위주로 개편하는 내용의 '교복가격 개선·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교진 교육부장관도 지난달 26일 <토끼풀>과 인터뷰에서 "정복·생활복·체육복을 전부 사면 실제 65만 원이 들어가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평상시에 잘 안 입는 정복은 없애서 체감 가격을 낮추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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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지난 2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토끼풀과 인터뷰하고 있다. |
| ⓒ 문성호 |
이런 상황에서 교복의 존치 여부를 두고 교사·학부모·학생 대상의 간담회도 열렸다. 지난달 27일 여의도에서 최교진 교육부장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는 "자주 입지도 않고 획일화된 교복을 폐지하자"고 주장했고, 또 다른 참석자들은 "교복이 학생들에게 통일감과 소속감을 주니 정복만 폐지하고 생활복을 유지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한 중학교 교장은 "대부분 교복 디자인이 비슷한데 학교별로 다른 업체에서 따로 생산하니 가격이 높아진다"며 "유형화를 통해 '소품종 대량생산'을 유도하고 업체들끼리 경쟁하게 되면 자연히 가격도 합리화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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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5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사복을 입고 학교 내부를 걷고 있다. |
| ⓒ 문성호 |
이제 학기가 시작되고 올해 신입생들도 대부분 교복 구매를 완료한 만큼 당장 2026학년도부터 교복 가격과 품질 문제를 개선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교진 교육부장관이 27일 간담회에서 "통상적으로 3월~4월에 다음 학년도 교복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데, 올해는 특별히 수 개월 미뤘다"고 말하기도 했을 만큼 교복 문제 해결 의지가 굳건하고, 사회적으로도 정복이 과도하게 비싸고 불편을 유발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으니 2027학년도부터는 교복의 가격이 합리화되고 정복이 폐지되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이러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물론 교복의 구입 주체인 학부모들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학교에 다니며 6년 동안 교복을 착용해야 하는 학생들의 의견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토끼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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