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도 공격... '이란 지도부 48명 사망' 트럼프가 숨긴 숫자
[정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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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있다. |
| ⓒ 로이터=연합뉴스 |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선제공격이 정당하고 합당한 결정이었는지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논란을 예상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 직후 8분 정도의 연설을 사회관계망에 올려 공격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미국의 안전을 위해 이란을 공격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47년 동안 미국에 대한 이란의 만행과 용납될 수 없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등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이란 국민을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이란인들에게 말한다"면서 "오늘 밤 자유의 시간이 다가왔다. 밖은 위험하니 집밖에 나서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정부를 끌어내려라. 끌어내리는 건 여러분의 일이고 여러분들에게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오랫동안 미국의 도움을 구했지만 얻지 못했다. 이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주는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이제 여러분의 운명을 쥐고 번영과 영광스러운 미래를 펼칠 때다. 이제는 행동의 순간이고 이를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29일 사회관계망에 올린 두 번째 영상을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를 갈망하는 이란 애국자들은 이 기회를 잡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용감하고 대담하고 영웅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이란인들에게 미국이 "도우러 가고 있다"고 한 자신의 말을 상기하듯 "나는 약속을 했고 (이제) 그 약속을 지켰다"며 "나머지는 여러분에게 달렸다. 우리는 거기서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이 무력 사용으로 기회를 줬고 무력으로 압박을 했으니 정권 교체는 이란인들이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궁극적 목표인 정권 교체를 위해 이란인들이 나서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리차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교체를 촉구하고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 그에 대한 공을 가져가고, 일어나지 않으면 비난을 받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노력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란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며 공격을 정당화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유일하게 이란인들의 도움에 응답한 미국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자신이 이란인들에게 자유를 얻을 소중한 기회를 줬고 그러므로 이란인들이 자신의 뜻대로 정권 교체를 위해 일어나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오만함 그 자체다.
이는 지난 1월, 그리고 그 이전에도 억압적인 정부에 목숨을 걸고 저항했던 많은 이란인을 모독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과만 보자면 저항이 성공하지 못했고 인명 피해만 낳은 것 같지만 이란 국민의 저항은 정권에 타격을 주었고 소중한 사회적 경험과 저력으로 축적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격이 있기 일주일 전부터 이란 대학 곳곳에서 다시 시위가 일어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트럼프의 주장은 이런 이란인들의 숭고한 정신과 노력을 폄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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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2월 28일, 이란 미나브의 한 학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주민들과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Abbas Zakeri/Mehr News/WANA(서아시아뉴스통신) (via 로이터/연합뉴스) |
| ⓒ 로이터/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란인들의 자유를 지지하고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란 반정부 시위가 절정에 달하고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많은 사람이 살해됐을 때 사회관계망에 미국의 "도움"과 "미국의 강력한 행동"을 언급한 것 외에 국제사회를 통한 실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았다.
강경 진압으로 시위가 잦아든 후에는 국제사회에서 가진 미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지만 그런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후에는 핵무기 개발 문제로 초점을 돌려 무력 시위와 압박을 하는 데만 주력했다.
이란인들의 안전과 고통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은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은 이란인 추방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월 24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인 40명을 추방해 이란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들 중에는 정식으로 망명을 신청하고 심사를 받던 사람들도 포함돼 있었다.
공포에 싸인 추방자 가족 중 한 명은 추방 계획을 최초로 보도한 < MS NOW >에 "돌아갈 경우 바로 수감되거나 사형에 처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망명 신청 심사 중이었던 두 명의 성소수자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판단하는 이란법 때문에 돌아가면 사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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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기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
| ⓒ AFP=연합뉴스 |
이란은 우라늄 농축 사태로 2006년부터 유엔의 제재를 받았고 이 제재는 2015년 7월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유럽연합이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한 후인 2016년 1월 해제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이 합의에서 미국의 일방적 탈퇴를 결정했다. 그리고 2025년 9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의 제재는 이란인들의 삶을 힘들게 만든 이유 중 하나가 됐고 경제난으로 인해 지난 1월 시장에서부터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이런 여러 사안을 보면 이란인들의 자유를 거론하고 이란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기만에 가깝다. 그는 정권 교체라는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이란인들을 자극하고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한 이란인들의 안전에는 별 관심이 없다. 또한 미국의 공격을 빌미로 이란인들이 시위에 나설 경우, 여전히 건재한 정권에 의해 살해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의 정당성을 설득하기 위해 이란인들의 자유와 미래를 거론한 것이 얼마나 공허한 말인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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