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자초 위험에도… 美 압박 위해 아랍국 때리는 이란

김철오 2026. 3. 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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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보복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군사시설과 중동 내 미군기지 외에도 민간 시설까지 공격해 주변국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페르시아만의 부유한 왕정 국가들을 공격하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을 세웠지만, 이는 역효과만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에 호텔·공항·항구를 타격당한 중동 국가들은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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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미국 군사시설 외에도
UAE·바레인 등 민간시설 공격
분쟁에 끌어들여 美와 협상 전략
걸프국들, 이란에 군사 대응 경고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부의 엔켈라브광장에 1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추모하는 대규모 인파가 모여 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에 맞불을 놓는 친정부 시위대의 주요 집결지 중 하나로, 하메네이 사후에는 추모객이 몰려들었다. 신화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보복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군사시설과 중동 내 미군기지 외에도 민간 시설까지 공격해 주변국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중동 전역으로 고통을 분산시켜 미국의 추가 공격을 제한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고립만 자초하는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페르시아만의 부유한 왕정 국가들을 공격하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을 세웠지만, 이는 역효과만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에 호텔·공항·항구를 타격당한 중동 국가들은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실 외교고문은 WSJ에 “현재 이란의 행동은 중동 국가들을 향해 ‘내가 너희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중동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며 근시안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니콜라이 코자노프 카타르대 걸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주적을 직접 공격할 수 없을 때 동맹국을 타격해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전략을 택해 왔다”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을 당한 직후 미 공군의 카타르 알우데이드기지와 쿠웨이트 알살렘기지, UAE 알다프라기지, 미 해군 5함대의 바레인 본부를 타격했다. 이를 자국 영토 공격으로 규정한 카타르와 쿠웨이트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란에 대해 대응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보복 공격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란은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꾸준히 가하고 있다. 방공망을 정면 돌파하는 것보다 지속적인 저강도 공격으로 상대국의 요격 미사일을 소모시키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전직 안보 당국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가랑비 같은 이란의 보복 공격은 소모전 전략으로 보인다”며 “이번 전쟁이 몇 시간이나 며칠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에선 이날까지 이틀간 텔아비브와 베이트셰메시에 날아든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총 10명이 사망했다. 같은 기간 UAE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165발과 드론 541대 공격을 받고 최소 3명이 사망했다. 금융·관광업에 특화된 UAE 두바이의 경우 이틀간 계속된 이란의 공격으로 수많은 관광객의 발이 묶였다. UAE는 테헤란의 자국 대사관을 폐쇄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선 크라운플라자호텔이 폭격을 당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바레인 미국 대사관은 이 호텔과 관련해 “투숙을 피하라”고 자국민에게 권고했다.

중동 국가들을 군사적 분쟁에 끌어들여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이란의 전략은 결국 적대국만 늘려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이란을 규탄하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외교장관은 이날 온라인 회상 연결 방식의 GCC 특별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을 내고 “상호 우호 원칙과 국제법, 유엔헌장을 위반한 이란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GCC 회원국에 대한 안보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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