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대통령 "나의 잃어버린 손가락이..." 귀국 성명, '거짓' [오마이팩트]

박성우 2026. 3. 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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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나의 잃어버린 손가락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따뜻하게 느껴졌던 서울의 그 아침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방한 소감을 표현했다는 내용의 글이 SNS 등 온라인에 퍼져나갔으나 이는 룰라 대통령이 쓴 글이 아님이 밝혀졌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룰라 대통령이 귀국길에 쓴 글"이라며 2월 25일자로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 시민에게 보냈다는 1700자 분량의 글이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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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와 다른 내용 SNS로 퍼져, 국회의원도 소개...오마이TV <이병한의 상황실> "맞춤 장갑, 한국 아닌 브라질 의전팀에서 준비"

[박성우 기자]

 지난 2월 23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방한 소감을 표현했다는 내용의 글이 SNS 등 온라인에 퍼져나갔으나 이는 룰라 대통령이 쓴 글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도 해당 글을 소개했다가 이후 삭제했다.
ⓒ 이훈기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월 23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나의 잃어버린 손가락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따뜻하게 느껴졌던 서울의 그 아침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방한 소감을 표현했다는 내용의 글이 SNS 등 온라인에 퍼져나갔으나 이는 룰라 대통령이 쓴 글이 아님이 밝혀졌다.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도 한국의 '공감의 힘' 배우자"고 '귀국 성명' 썼다고?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한-브라질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2026.2.23
ⓒ 연합뉴스
페이스북 등 SNS에서 "룰라 대통령이 귀국길에 쓴 글"이라며 2월 25일자로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 시민에게 보냈다는 1700자 분량의 글이 퍼져나갔다.

"사랑하는 브라질 시민 여러분, 나는 지금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 글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제 대국'이나 '기술 강국' 너머에 있는, 한 나라의 진짜 품격을 보고 왔다"며 한국을 상찬했다.

해당 글은 "한국의 의전팀이 내게 건넨 하얀 장갑 한 쌍 중, 왼쪽 장갑에는 다섯 번째 손가락 자리가 없었다. 오직 나의 네 손가락만을 위해 세심하게 제작된 장갑"이라며 "나의 잃어버린 손가락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따뜻하게 느껴졌던 서울의 그 아침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라고 한국의 배려심 있는 의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브라질 시민 여러분, 한국은 단지 반도체를 잘 만들고 노래를 잘 불러서 위대한 것이 아니었다. 상대방이 차마 말하지 못한 아픔과 결핍을 먼저 찾아내고, 그 빈자리를 따뜻하게 채워줄 줄 아는 '공감의 힘'이 오늘의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라면서 마지막 문단에서 "우리 브라질 역시 타인의 삶을 이토록 깊이 존중하는 마음을 배운다면, 우리는 분명 더 위대한 나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브라질이 한국의 마음을 배워야 한다며 한국을 재차 치켜세우며 마무리했다.

룰라 대통령 공식 SNS·브라질 대통령실에 해당 글 없어... 영부인 이름조차 틀려
 브라질 대통령실 누리집에 기재된 룰라 대통령의 연설 및 성명,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관련된 글은 국빈 방문 성명,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포럼 폐막식 성명, <조선일보>와의 서면 인터뷰가 전부였다.
ⓒ 브라질 대통령실 누리집 갈무리
실제로 룰라 대통령이 이러한 내용의 글을 썼다면 감명 깊은 일이겠으나 룰라 대통령은 이러한 글을 쓴 적이 없다. 현재 룰라 대통령의 공식 SNS인 X(옛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을 찾아볼 수 없다.

브라질 대통령실 누리집에 기재된 룰라 대통령의 연설 및 성명,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관련된 글은 국빈 방문 성명,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포럼 폐막식 성명, <조선일보>와의 서면 인터뷰가 전부였다.

해당 글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글이 범한 오류도 여러 가지 찾아볼 수 있다. 먼저 해당 글은 브라질 영부인을 가리켜 '나의 아내 호젤라'라고 칭했는데 브라질 영부인의 이름은 호잔젤라로, 줄여 부를 땐 호젤라가 아닌 '잔자'라고 부른다.

또한 글은 호잔젤라 여사가 북촌의 한옥마을을 걸으며 한국의 거리를 직접 체험했다고 썼으나 여사는 종로에서 광장시장과 서울 공예박물관을 방문했을 뿐,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오마이뉴스, '새끼 손가락 없는 장갑'은 한국 의전팀 아닌 브라질이 준비한 것

 지난 2월 26일 김지현 <오마이뉴스> 기자는 오마이뉴스 유튜브 채널 '이병한의 상황실'에 출연해 한국 의전팀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룰라 대통령의 장갑이 실은 브라질 의전팀이 준비했다는 사실을 취재 결과 확인했다고 말했다.
ⓒ Youtube '오마이TV' 갈무리

특히 해당 글은 많은 분량을 할애해 룰라 대통령이 현충원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 의전팀이 새끼 손가락을 잃은 룰라 대통령을 위해 특별한 장갑을 준비한 점을 높이 평했다. 하지만 해당 장갑은 한국 의전팀이 아니라 브라질 측에서 준비한 것이다.

지난 2월 26일 김지현 <오마이뉴스> 기자는 오마이뉴스 유튜브 채널 '이병한의 상황실'에 출연해 한국 의전팀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룰라 대통령의 장갑이 실은 브라질 의전팀이 준비했다는 사실을 취재 결과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는 "세심한 의전이라는 반응들이 많아서 누가 이런 의전을 기획했는지, 장갑의 제작 과정은 어땠는지를 알아보려고 했다"며 "청와대 의전팀에서 준비한 것이라는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국빈은 외교부 담당이다. 그래서 외교부에 문의하니 한국 정부가 준비한 것이 아니라 브라질 정부에서 준비해 온 것이라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혹시 몰라서 현충원에 확인을 한 번 더 했는데 현충원 쪽에서도 따로 준비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결국 장갑은 브라질에서 준비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브라질 의전팀이 준비한 새끼 손가락 없는 장갑을 룰라 대통령이 한국의 의전팀이 준비했다며 브라질도 한국으로부터 '공감의 힘'을 배우자고 상찬할 리는 만무하다. 즉, 해당 글은 누군가 허위로 작성한 가짜뉴스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해당 글은 온라인 곳곳에 퍼져나갔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룰라 대통령의 감동적인 귀국 성명"이라고 해당 글을 소개하며 "이것이야말로 품격 있는 외교의 모습"이라고 평했다가 이후 게시글을 삭제했다. 구독자 35만 명에 달하는 한 정치 유튜브 채널은 여전히 해당 글을 룰라 대통령이 쓴 글로 소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누구나 AI 생성 프로그램을 통해 프롬프트 몇 줄과 클릭 몇 번으로 그럴듯한 내용의 장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2026년이다. 온라인상의 글을 무턱대고 믿기에 앞서 스스로 해당 내용의 원문을 검색하는 습관을 길러야만 가짜뉴스의 현혹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오마이팩트]
SNS·인터넷 커뮤니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현충원 장갑 의전'에 감동했다는 귀국 성명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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