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점검] 일성아이에스, 소각 대신 '스와프' 택한 속내

윤영숙 기자 2026. 3. 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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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소각 의무화) 국회 통과로 자사주 비중이 전체 발행주식의 절반에 육박하는 제약업체 일성아이에스(002920)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98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수십년간 한 차례의 소각도 없이 쌓아온 '자사주'를 이번 규제를 맞아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성아이에스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발맞춰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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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소각 의무화) 국회 통과로 자사주 비중이 전체 발행주식의 절반에 육박하는 제약업체 일성아이에스(002920)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985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수십년간 한 차례의 소각도 없이 쌓아온 '자사주'를 이번 규제를 맞아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성아이에스는 국내 상장사 중 손꼽히는 '자사주 부자'다. 자사주 비중이 발행 주식의 46%를 웃돈다.

이는 그만큼 유통 주식 수가 적다는 의미이자 소각 시 주당 가치가 산술적으로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시장은 이번 상법 개정안의 최대 수혜주로 일성아이에스를 지목해왔다.

하지만 일성아이에스는 지난해 11월 자사주 34만6천374주(2.6%)를 삼진제약의 자사주(2.88%)와 맞교환(스와프)하는 선택을 했다. 당시 맞교환으로 일성아이에스의 자사주 비율은 46.15%로 소폭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규제 회피와 우군 확보를 동시에 노린 다목적 카드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시행되기 전,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전환해 실질적인 의결권을 살려내는 '백기사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일성아이에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15.59%를 보유한 윤석근 회장이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38.19%까지 늘어난다.

회사는 지난해 자사주 소각 가능성에 따른 경영권 위협 가능성에 대비해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을 단행했다.

이는 대표이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실직할 경우 퇴직금 외에 150억 원의 퇴직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황금낙하산은 통상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주주 행동주의 등을 강화하려는 최근의 정부 방침과는 배치될 수 있다.

일성아이에스는 지난해 윤석근 단독대표 체제에서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하고,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결국, 일성아이에스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발맞춰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올려 주주들의 허락을 매번 받아야 자사주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각이 결정된다면 주당순이익(EPS) 개선 효과가 크겠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지배력 약화를 감수해야 하는 선택지다.

이 때문에 삼진제약과의 스와프처럼 사업적 시너지가 있는 기업들과 추가적인 스와프를 통해 자사주 비중을 줄이면서도 의결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도 앞으로 주주들의 감시 대상이 될 전망이다. 법 시행 전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 처분 및 소각에는 최대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줬다.

일부에서는 자사주 매각이 중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워낙 유통 물량이 적어 '품절주'처럼 움직이는 탓에 적정 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적절한 비중의 자사주 매각은 시장 유동성을 공급해 주가 부양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일성아이에스의 행보는 3차 상법 개정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한국형 지배구조의 민낯'을 보여준다.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에게 가치를 돌려주는 정공법 대신, 기업 간의 '혈맹'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관행이 계속될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일성아이에스 CI[출처: 일성아이에스 홈페이지 캡처]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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