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홍콩] 선픽 필승, 후픽 불패…‘쵸비’ 정지훈의 가치

윤민섭 2026. 3. 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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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상대로는 라인전 구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쵸비' 정지훈의 막강한 라인전과 넓은 챔피언 폭은 홍콩에서도 젠지의 우승으로 향하는 '프리패스' 역할을 해냈다.

오리아나와 아지르, 이번 대회에서 양 팀이 나눠 먹는 구도가 자주 나왔을 만큼 티어가 높은 미드 챔피언을 상대방에게 모두 내준 건 젠지의 미드라이너가 정지훈이어서다.

그러나 정지훈은 미드 라인전부터 '빅라' 이대광 상대로 밀리지 않고서 역으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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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상대로는 라인전 구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면 반드시 보답하고, 불리한 구도를 맡기면 절대 뚫리지 않는 미드라이너가 있어서다. ‘쵸비’ 정지훈의 막강한 라인전과 넓은 챔피언 폭은 홍콩에서도 젠지의 우승으로 향하는 ‘프리패스’ 역할을 해냈다.

젠지는 1일(한국시간)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컵 최종 결승전에서 BNK 피어엑스를 3대 0으로 꺾었다. 이로써 젠지는 그룹 배틀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단 1패도 허용하지 않고 LCK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젠지 유상욱 감독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BNK 상대로 바텀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고자 선수단이 함께 노력했다. 플레이도, 밴픽도 그쪽에 중심을 잡았다”고 말했다. BNK가 바텀에 치중한 밴픽과 플레이로 바텀 듀오의 캐리력을 높여왔지만, 젠지 역시 거기서 밀리지 않고자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 감독의 말대로 젠지는 2세트에서 요즘 티어가 높은 애쉬·세라핀을 빠르게 뽑았다. 대신 1픽으로 오리아나를 내줬다. 3세트에서는 아지르를 내주는 대신 한타에서 주력 딜러를 무는 힘이 강해 좋은 니코·오공 조합을 가져왔다.


오리아나와 아지르, 이번 대회에서 양 팀이 나눠 먹는 구도가 자주 나왔을 만큼 티어가 높은 미드 챔피언을 상대방에게 모두 내준 건 젠지의 미드라이너가 정지훈이어서다. 젠지는 2세트 오리아나에 갈리오로, 3세트 아지르에 애니로 대응했다. 더 낮은 티어의 챔피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정지훈은 미드 라인전부터 ‘빅라’ 이대광 상대로 밀리지 않고서 역으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해냈다.

특히 3세트 때는 밴픽 1페이즈에서 정글러와 바텀 듀오에게 좋은 픽을 양보하고, 그는 오로라·요네·아리가 밴이 된 상태의 2페이즈에서 챔피언을 골라야 했기에 비주류 픽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선택한 애니. 올해 처음으로 고른 챔피언이었지만 그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우승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지훈은 “아지르를 상대에게 내주고 미드를 2페이즈로 내려 뽑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곱씹으면서 “요즘 미드의 역할을 생각해봤을 때, 그 상황에서는 애니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지훈이 불리한 구도에만 강한 선수인 것도 아니다. 1세트에선 정지훈에게 ‘블루 1픽’을 내주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과시했다. 그는 라이즈를 선택해 특유의 판단력과 메카닉으로 한타에서 맹활약했다. 25분경 수적 열세 상황에서 펼쳐진 한타, 그가 앞점멸로 상대방 딜러진을 밀어낸 게 결국 세트 승리로까지 이어졌다.

정지훈은 “경기 결과는 3대 0이었으나, 실제로 경기를 치르면서는 모든 경기가 치열하게 느껴졌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가 잘해서 3대 0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홍콩=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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