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오전 회의시간 노려… 하메네이 집무실 폭탄 30발 투하

천금주 2026. 3.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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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포효하는 사자’ ‘장대한 분노’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토요일 오전 시간에 공습을 감행한 건 이란 핵심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인 틈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있던 장소에는 폭탄 30발이 떨어지는 등 공격이 집중됐다.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한밤의 망치) 작전처럼 심야 공격이 예상됐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이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작전이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8시10분 선제공격을 시작하며 작전명을 ‘포효하는 사자’로 명명했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의 ‘떠오르는 사자’에서 따온 것으로 ‘동물의 왕’ 사자의 압도적인 권위와 힘을 상징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전에 정통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가 “전투기를 통해 대낮 공격을 감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이는 전술적 기습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란 고위관리가 모여 있는 세 곳을 공격해 여러 명이 사망했다”며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집무실에 30발의 폭탄을 투하해 건물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국방위원회 사무총장 알리 샴카니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모하마드 파크푸르 사령관, 아지르 나시르자데 국방부 장관도 사망자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도 WSJ에 “모두가 어둠이 깔린 한밤중에 목표물을 기다렸다”며 “하지만 적들이 취약하고 방심한 틈을 타 공격하는 대낮 전술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날 작전에는 CIA 정보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하메네이 사망 직전 CIA가 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지난해부터 하메네이의 위치를 추적했다.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군의 군사작전이 심야시간에 감행될 예정이었지만 CIA가 하메네이의 동선을 수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이날 오전 테헤란의 지도부 청사에서 고위관리들의 회의가 열릴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변경했다. CIA는 이 정보를 토대로 회의하는 장면을 세 차례나 목격한 뒤 결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2차 대규모 공습은 2시간30분 뒤인 오전 9시45분 미군의 합류로 시작됐다. 미군의 작전명은 ‘장대한 분노’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있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의 미사일 및 미사일 산업과 해군 파괴 등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다. CNN과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승인하자 미사일이 곧바로 이란 정예군인 IRGC의 지휘통제시설을 타격했다. 또 이란의 방공체계와 미사일 및 드론 발사 기지, 군용 비행장도 정밀타격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미국은 앞서 2003년 이라크 전쟁 후 최대 규모의 화력을 이란 주변에 배치한 상태였다. 이스라엘 해군본부와 주요 정유시설이 있는 항구 하이파가 있는 지중해에는 제럴드포드 항모전단이 전개됐고 요르단 공군기지엔 전투기 수십대가 배치됐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에는 에이브러햄링컨함을 비롯해 구축함과 연안 공격함들이 함대지 미사일을 탑재한 채 대기 중이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40분(미 동부시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지 15시간여 만이다. 그는 또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당신(이란 국민들)들의 정부를 접수하라”고 신정체제 전복을 거듭 촉구했다.

IRGC는 공습 발생 약 1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오산에 대한 대응으로 미사일과 드론 발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 때 20시간 만에 대응한 것에 비하면 신속한 대응이다. 이란은 카타르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미군 시설 및 기지를 타격했다. 이곳은 미군의 해군 지휘, 통합 지휘통제, 군사력 투사 등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란 정부는 공습 직후 하메네이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사망했다고 발표하자 사망을 공식화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에 나선 것은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번 공격 작전은 향후 더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군사행동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지난달 초 백악관에서 재차 만나는 등 미군과 긴밀한 작전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말미를 준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드나잇 해머와 유사하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안에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이란을 공습했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15일”이라는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최후통첩’을 날렸고 3차 핵협상이 종료된 직후 이뤄졌다.

공습 이틀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핵협상이 이뤄졌으며 이를 중재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의 외무장관은 협상 직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주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양국이 기술적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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