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300불 준 은목걸이, 지금 팔면 얼마나 받을까?

김종섭 2026. 3. 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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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정작 아들은 지금도 그 목걸이가 어디에 있는지, 남아있는지 전혀 행방을 모르고 있었다.

거실로 목걸이를 들고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인공지능에 '20년 전 300달러에 구매한 은목걸이'의 가치를 물었다.

비록 금처럼 눈부신 자산 가치는 증명하지 못했지만, 이 은목걸이는 이제 '보석' 그 이상의 길을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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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300달러에 담긴 가족의 시간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종섭 기자]

아침 식사를 하며 아내와 요즘 부쩍 오른 금값과 은값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아내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아내의 보석함 속에 예전에 작은아들이 착용하던 은목걸이가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안방으로 달려가 보석함 속에 있던 은목걸이를 꺼내어 보았다. 2007년 캐나다 이주 당시, 목걸이를 유난히 좋아하던 아들을 위해 300달러(현재 캐나다 달러 환율 기준 31만 원)나 주고 사주었다는 물건이었다. 손에 쥐는 순간 무게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당시 아들은 어린 나이에도 목걸이를 참 좋아했다. 문방구에서 샀을 법한 값싼 목걸이를 보물처럼 목에 걸고 다니던 아이였다. 그런 아들에게 조금 더 제대로 된 것을 해주고 싶었던 아내의 마음이 그 은목걸이에 담겨 있었다.

세월이 흘러 아들의 목걸이는 방안에 굴러다녔고, 아내는 그것을 조용히 거두어 지금까지 보석함에 보관해 왔다. 정작 아들은 지금도 그 목걸이가 어디에 있는지, 남아있는지 전혀 행방을 모르고 있었다.
 20년의 세월을 견디고 다시 빛을 본 아들의 실버 목걸이
ⓒ 김종섭
거실로 목걸이를 들고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인공지능에 '20년 전 300달러에 구매한 은목걸이'의 가치를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놀라웠다. 은 무게가 약 270~280돈 정도라면 오늘날 가치로 약 400만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순간 "은도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었구나!" 하며 무릎을 쳤다. 금이 아니어도 그 세월을 버틴 은의 가치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실물 사진을 찍어 다시 정밀 검색을 해보니 상황은 완전 반전되었다.

화면에 뜬 예상 무게는 대략 15~25돈(약 56g~94g) 사이. 금은방에 가져가면 고작 20~30만 원 정도라는 냉정한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은 차라리 당근마켓에 '빈티지 목걸이'로 올리면 은값보다 조금 더 높은 40~5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거라 조언했다.

결국 은은 금과 달랐다. 살 때는 디자인비와 공임비가 붙어 비싸지만, 팔 때는 오로지 '무게'로만 계산되는 은의 운명.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오히려 하락폭이 컸던 셈이다.
 선명하게 박힌 순도 표시, 하지만 금의 가치를 넘어서진 못했다.
ⓒ 김종섭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아내에게 물었다. "당시 왜 그렇게 비싼 걸 사줬어?" 아내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그때 당신이 돈 잘 벌었잖아요."

그 한마디에 묘하게 어깨가 으쓱해졌다. 400만 원의 횡재는 사라졌지만, 가족을 위해 넉넉하게 지갑을 열던 젊은 날의 내 모습이 그 목걸이 안에 박제되어 있었다.

아내는 이 목걸이를 팔지 않고 잘 보관했다가 나중에 태어날 손주 녀석의 목에 걸어주고 싶다고 했다.

비록 금처럼 눈부신 자산 가치는 증명하지 못했지만, 이 은목걸이는 이제 '보석' 그 이상의 길을 가려 한다. 아들의 유년 시절 추억과 젊은 날의 기억, 그리고 대를 이어 전해질 사랑의 징검다리로 말이다.

반짝이는 금이 아니어도, 묵직하게 손에 잡히는 은목걸이의 무게가 오늘따라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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