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부터 증명한 이정효표 수원, 더 무서운 건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케현장]

김진혁 기자 2026. 3.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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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감독(수원 삼성).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진혁 기자= 이정효 감독의 수원삼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전부터 위협적인 경기력을 펼쳤는데 더욱 무서운 건 아직 완전체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8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1라운드를 치른 수원삼성이 서울이랜드를 2-1로 제압했다. 이 감독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수원이다. 이날 공식 관중 수는 24,071명이었다.

이정효호 수원이 개막전 승리로 출항했다. 수원은 전반 19분 박재용에게 선제 헤더실점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전반 41분 일류첸코 패스를 받은 박현빈이 득점하며 균형을 맞췄다. 팽팽한 균형은 후반전 이 감독의 용병술로 뒤집혔다.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이준재, 박지원, 강현묵이 속공 상황에 관여됐고 강현묵의 마무리 슈팅으로 역전했다. 이 감독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수원은 최고의 분위기와 함께 올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수원 삼성. 서형권 기자

첫 경기부터 변화한 수원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K리그 최고의 전술가로 평가되는 이 감독은 현대 축구 트렌드 중 하나인 '포지션 플레이'를 기반한 시스템 축구를 구사한다. 선수의 위치, 움직임 하나하나가 철저히 계산되고 계획된 이미지 안에서 수행된다. 이날 수원의 경기력에서도 이 감독의 철학이 십분 느껴졌다.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기에 실수가 없진 않았다. 미묘하게 호흡이나 약속된 움직임이 맞지 않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감독의 축구가 어떤 방향성을 추구하는 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인상적인 경기력이었다.

기본적으로 수원은 후방 숫자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빌드업을 전개했다. 좌우 센터백 송주훈과 홍정호가 넓게 벌려섰고 중앙에는 골키퍼 김준홍 혹은 중앙 미드필더 김민우가 자리해 1차 빌드업을 진행했다. 이때 좌우 윙어는 사이드라인에 붙어 폭을 최대로 넓힌 뒤 좌우 풀백이 하프 스페이스로 끼어들어 전방 혹은 중원 숫자를 늘렸다. 2023시즌, 2024시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빌드업을 시도하던 이 감독의 광주FC 시절 축구와 유사했다.

공격은 간결하고 날카로웠다. 빌드업 방향을 설정하면 남은 중앙 미드필더 박현빈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 김성주가 방향에 맞춰 측면 쪽으로 움직였다. 이를 통해 수원은 윙어, 풀백, 미드필더가 삼각형을 이룬 상태로 공을 돌리며 상대 압박을 풀어나갔다. 측면과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한 윙어, 풀백을 두고 미드필더나 공격수 한 명이 붙어 나머지 꼭짓점을 구축하는 방식이었다. 만일 최전방 일류첸코가 측면으로 움직이면 이때 발생한 전방 공간으로 김성주, 박현빈이 움직였다. 유럽 축구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약속된 유기적 움직임'이었다.

강현묵(수원 삼성). 서형권 기자

두 번째 득점 장면은 이 감독의 축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았다. 후반 28분 이준재가 오른쪽 측면을 타고 공을 몰았다. 이때 순간 사이드 라인에 위치한 박지원과 하프 스페이스에 있던 김지현이 측면 삼각형을 이뤘다. 이준재가 전방으로 찔러준 공을 김지현이 우측면으로 툭 밀어줬고 이준재가 그대로 달려들어 공을 다시 잡고 질주했다. 박지원은 이 과정에서 중앙으로 돌아 나와 박스 쪽으로 움직였다. 이후 이준재의 컷백이 이건희를 거쳐 강현묵의 마무리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의 축구를 이식한 수원이 개막전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과 선수 간 호흡이 개선된다면 위력 역시 증가할 공산이 크다. 경기 종료 후 이 감독은 "많은 팬들 앞에서 역전승한 건 팀이 끈끈해져 가는 요소다.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태도적으로 나아지고 있단 느낌 받았다"라며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 좋은 부분, 안 좋은 부분 있었다. 그래도 자기 역할에 대해서 인지하고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성장했다고 느꼈다"라고 개막전 경기력을 평가했다.

수원 삼성. 서형권 기자

여기서 더 무서운 점은 개막전 결장한 핵심 자원들까지 합류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날 수원 명단에는 정호연, 고승범, 페신, 파울리뇨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컨디션 및 부상 관리 차 제외됐는데 위 선수들은 하나같이 주전급으로 뛰는 자원들이다. 특히 정호연과 고승범은 수원의 중원 퀄리티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재목이다.

핵심이 빠졌지만, 경기력에서 아쉬움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시즌을 치를 수록 성장할 이 감독의 수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완전체 경기력을 펼칠지 쉽게 가늠이 가지 않는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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