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부정선거 끝장 토론, '비둘기'에 말문 막힌 음모론자들

곽우신 2026. 2. 2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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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기] 이준석, 음모론 허술함 지적하며 반박... 국힘은 "국민적 의구심만 증폭", 전한길에 맞장구

[곽우신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 김미영 VON 대표, 이영돈PD, 박주현 변호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펜앤마이크>에서 부정선거를 주제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 개혁신당 제공
"그러면 통합선거인명부와 사전투표 발급기는 뭐로 연결이 될까요? 선거망이 아니면 뭐 비둘기로 연결할까요? 뭐로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합니까?" - 이준석 개혁신당 당 대표

"…." - 박주현 자유변호사협회 회장

"그것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알아서 할 문제고요." - 이영돈 이영돈TV PD

선거인명부 대조와 투표용지 발급, 개표 등의 선거 사무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폐쇄망 이용 자체가 부정선거라고 주장한다.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전산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안 되어 있는 주장인 데다, 실제로 선거망 이용이 어떻게 부정선거에 활용되었는지 제시된 것도 아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목소리를 높이자, 문제를 제기했던 이는 답을 못하고, 대안도 선관위가 알아서 만들라는 식이다. 7시간 넘게 이어진 '부정선거 끝장 토론'의 수준은 고작 이 정도였다.

27일 오후 6시 10분께 유튜브 펜앤마이크TV를 통해 진행된 토론은 28일 오전 1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1부와 2부에 걸쳐 약 7시간 20분에 걸친 '끝장' 토론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아무말 대잔치'였다. 문제는 음모론자들이 자신들이 내뱉는 문장이 아무 말이 아니라 논리적 정합성을 갖춘, 합리적이고 완벽한 말이라고 착각하는 데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무려 4:1 토론(2부에서는 3:1)이라는 불리한 전장을 선택했음에도, 부정선거 음모론의 실체적 허술함만 그대로 드러난 토론회였다. 그러나 이 대표의 논리적 반박에도 불구하고, 극우 성향의 부정선거 옹호론자들은 일부 구간만 편집해 '역시 부정선거는 있었다'라고 주장하기 위한 '쇼츠'를 양산하고 있는 형국이다.

'거대한 카르텔' '광범위한 조작' 있었다면서... 구체적 입증 실패한 음모론

논쟁의 기본 전제 중 하나는 '부존재는 증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존재'이다. 부정선거의 실체에 대해 토론을 한다면, 부정선거는 '없었다'라는 증거가 필요한 게 아니라, 명확하게 부정선거가 '있었다'가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사 강사 출신 극우 유튜버 전한길(전유관)씨를 비롯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은 '결정적인 증거가 차고 넘친다'라면서 정작 증거가 될 수 없는 것들을 나열한 뒤 증거라고 우겼다. 그러다 논리적으로 수세에 몰리면 '그러니까 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수사해야 한다'라는 고성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이날 긴 시간 동안 중구난방식으로 전개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요약해 보면 ▲부정선거는 사전투표는 물론 여론조사와 개표, 심지어 재검표 과정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며 ▲부정선거는 선거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선거구에서 발생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선관위, 대법원을 포함한 사법부뿐만 아니라 군인과 과학자, 중국까지 개입된 거대한 카르텔이 존재한다.

이들이 '7대 주요 증거'라고 내밀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선거 관리가 일부 부실했던 사례에 기반한 것들인데, 해당 사례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정선거와 연결되는지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예컨대 이미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다시 투표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는데, 관련 절차가 아예 없다며 부정선거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 주장하는 식이다. 실제로 중복투표를 시도하다가 적발되어 벌금형이 나온 사례가 있음에도 '제보를 받았다'라거나 '이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투표했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사전투표에서 중복투표를 시도해보겠느냐는 물음표에는 거절로 답했다.

공표되는 여론조사는 모두 조작된 것이고, 부정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따로 돌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가 여론조사용 안심번호를 신청해서 활용할 수 있는 주체가 어디인지 알고 있느냐며 따져 묻자 돌아오는 건 '모른다'라는 수준의 답이었다.

심지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투표지 전자분류기의 영상을 주요 증거라고 가져왔다가 논박당하자 중간에 꺼버리기도 했다. 이들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서울시 양천을 지역구 개표 상황을 보여주며, 2번 미래통합당 손영택 후보를 찍은 투표지가 나왔음에도 2번이 카운트되지 않고, 1번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후보의 숫자가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투표지 중 일부가 재검이 필요한 '99번'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며, 영상을 보면 이용선 후보를 찍은 표 중의 일부도 '99번'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단 전자분류기가 숫자를 세지 않고 별도 분류하는 투표용지로, 이후 손으로 확인하여 재분류 작업을 거쳐 합산된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렇게까지 대규모·전방위적으로 부정선거가 이루어졌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언제 선거의 어떤 지역구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떻게 부정선거가 자행됐다는지는 지목하지 못했다. 특정 정당 지지색이 강해서 큰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 곳조차 부정선거가 있었을 것이라 우기고,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탄생한 대통령 선거는 '부정선거가 있었음에도' 윤씨가 당선된 선거라고 외치는 식이었다.

그 외에도 대한민국 선거관리위원회 내부에서 비밀번호를 '12345'로 부실하게 사용한 게 중국 공산당의 민원해결 통치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다거나, 민주당의 과거 인재영입 캠페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윤석열씨와 교우관계가 있는 김용빈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조차 부정선거는 없었다고 단언한 상황이지만, 전한길씨 측은 윤씨가 다시 대통령이 되어 돌아오면 이 실체를 밝혀줄 것이라며 대놓고 '윤어게인'을 외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 이영돈PD, 박주현 변호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펜앤마이크>에서 부정선거를 주제로 무제한 토론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개혁신당 제공
개혁신당이 팩트체크하는 사이... 국민의힘은 "국민적 의구심만 증폭"

음모론자들의 황당한 주장이 반복되는 동안, 개혁신당은 이들의 주장 일부를 '팩트체크'하며 허위라는 점을 언론에 알렸다. 대부분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하거나 반박한 내용을 상기시켜주는 과정이었다.

예컨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부정선거 증거라며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10표 더 많은 전주시 완산구 삼천3동 투표구(관내사전투표)의 경우, 같은 개함부에서 개함했던 서신동 제9투표소(일반투표)의 투표함 투표수가 정확히 교부수보다 10표 적은 점이 제시됐다. 이는 개표 과정에서의 '혼입'이지, 부정선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날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선거무효 소송(인천 연수구 을)에서 비례대표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해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사법부와 선관위의 카르텔을 의심했다. 그러자 개혁신당은 "인천 연수구을 선거소송은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에 대한 선거무효 소송이므로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한 투표지에 대해서만 증거보전이 진행된 것"이라며, 선관위의 과거 해명을 전파했다.

당은 선거전용통신망에 대해서도 이미 선관위가 "전용회선 기반의 폐쇄방으로 외부 인터넷망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외부에서 접근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자료도 재배포됐다. 당시 선관위는 "사전투표 명부단말기를 선거전용통신망에 연결하는 정상적인 업무절차"라며 "사전투표 종료 후에는 즉시 회선을 차단하고 장비를 봉인·보관"한다고도 강조했다.

반면에, 정작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전한길씨 측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몇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는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토론이 진행 중이던 27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본 사안과 같이 상당한 의혹이 존재하며 국민적 호응이 있는 경우 검증 절차 자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에 토론이 될 수 없는 주제를 들고 와 의혹을 제기하는 일반인들에게 수사기관에 준하는 입증을 요구하니 수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라며 이준석 대표를 힐난했다. "부정선거론을 척결하겠다는 당초 목적이 무색하게 선관위가 정말 문제 투성이 기관이라는 국민적 의구심만 증폭시켰다"고 이번 토론회를 평가했다.

그는 28일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도 "이유가 뭐가 됐건 과반에 육박하는 국민이 선거 부정 의혹에 공감한다는 통계까지 나온 상황에 '입틀막' 겁박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며 제도권 정치인들이 국민적 의구심을 음모론 취급하며 터부시하는 것은 때로 음모론 설파 그 이상의 독이 될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2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변인이 당 대변인단 소속이기는 하지만, 부정선거 관련한 내용은 개인의 주장일 뿐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부실한 선거 관리에 대해서는 당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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