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났지만 아직도 설레어"…다시 화제 모은 '욘사마' 어떤 존재였나[일본人사이드]
한국 드라마 안 보던 시대…처음으로 '한류 붐' 일으켜
방일 공항에 5000명 몰리고…기동대까지 출동
일본 '한류 붐'의 원조는 단연 2002년 방영된 드라마 '겨울연가'로 꼽힙니다. 일본에서는 다음 달 6일 겨울연가의 리마스터링 영화 '겨울연가 특별판'이 개봉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이 작품을 '후유노 소나타(冬のソナタ)'라고 부르며, 줄여서 '후유소나'라는 애칭도 널리 쓰입니다.
일본에서도 관심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열도를 설레게 만드는 겨울연가의 주인공이자 '욘사마 열풍'을 만든 배우 배용준 씨 역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영화 개봉에 맞춰 1세대 한류 붐의 주역, 욘사마의 당시 인기와 여러 이야기를 돌아봅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영화판 개봉 소식을 일제히 전했습니다. 영화 전문 매체는 "텔레비전에서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맑은 겨울 풍경,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눈물을 흘리는 스크린 체험을 할 수 있다"며 "모든 일본 팬들에게 바치는 유일한 겨울연가"라며 개봉작의 기대감을 한차례 끌어올렸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아예 겨울연가를 맡았던 윤석호 감독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총 길이 1400분짜리 드라마를 주인공 두 사람의 연애사에 집중해 2시간으로 편집하고, 4K 고화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윤 감독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사람과 사람이 감정을 나누는 기회가 줄어든 시대, 이 작품으로 순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욘사마의 인기는 일본 언론 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첫 방일 당시 공항에는 약 5000명의 팬이 몰렸고, 팬 미팅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행사장 밖을 가득 메웠습니다. 취재진조차 자리가 부족해 통로에서 취재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후 사진집 홍보를 위해 다시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동안 방송국 차량과 오토바이, 헬기까지 동원된 취재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기동대까지 출동했고, 호텔 앞에 몰린 인파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예정된 일정이 사과 회견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당시 일본 기자들이 욘사마에게 전하기 위해 "한국어로 '힘내세요'가 뭐냐"고 서로 물었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일본에서는 공영방송 NHK가 겨울연가를 방영했는데요. 그간 일본에서 방영하는 해외 드라마는 대부분 미국 작품 중심이었고, 아시아 드라마를 내보낸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방영 이후 일주일에 하나 내지 두 통 올까 말까 한 시청자 편지가 1년 만에 2만통이 왔다고 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60대 이상의 편지도 많았다는 것인데요. 정말 한지에 붓으로 쓴 편지도 도착했다고 합니다. 전쟁으로 헤어지게 된 첫사랑이나 남편의 인연 등 본인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았었다고 해요.
지상파 방송 이후 '욘사마 열풍'은 사회현상이 됐습니다. 욘사마가 표지를 장식한 잡지는 예약 단계에서 완판됐고, 촬영지인 춘천을 찾는 한국 여행 상품도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광고 시장에서도 대기업 모델로 활약했으며, 드라마 속 목도리 매는 방법까지 '욘사마 스타일'로 유행했습니다. 여기에 장동건·이병헌·원빈까지 더해 '한류 사천왕'이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와 K-팝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겨울연가가 방영되던 당시만 해도 한국 드라마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제작진조차 일본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하죠.
우리나라 아이돌과 콘텐츠가 넘쳐나는 지금도 극장 개봉만으로 큰 관심을 모으는 모습을 보면, 당시 '욘사마 열풍'이 얼마나 거대한 현상이었는지 다시 실감하게 됩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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