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심제에 웃는 로펌…벌써 '헌재 출신' 영입전쟁

재판소원법이 지난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초유의 4심제가 도래하면서 소송 당사자들은 재판을 더 길게 받을 상황에 놓였다. 반대로 로펌과 변호사 시장에는 호재다. 수익을 추가 창출할 신규 시장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벌써 시장 선점을 위한 헌법재판소 전관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10대 로펌 중 한곳 대표 변호사는 28일 중앙일보에 “지금까지도 법원 판결에 승복하지 못해 ‘승소나 인용 가능성이 낮습니다’라 안내해도 ‘돈은 얼마든 지불할 테니 재심을 청구해달라’, ‘판사를 고소해달라’며 찾아오는 의뢰인이 적지 않았다”며 “그런데 판결을 놓고 한번 더 다툴 길이 정식으로 열렸으니 정치인, 기업 중엔 선임 수요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의 변호사 강제주의, 로펌들 웃는다
재판소원법은 1심, 2심과 대법원이 내린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심리해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헌재가 사실상 대법원 위의 4심 법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재판 장기화에 따른 소송 당사자 피해가 클 거란 법조계 반발과 위헌 논란이 있었으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날 국회를 통과했다.
법조계에선 변호사 시장의 ‘헌법재판관 전관’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또 헌법재판관들의 보좌진 역할을 하는 헌재 연구관들에 대한 수요 역시도 급성장이 전망된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헌재 연구관들은 학계로 나가는 것이 아니면 진로가 제한적인데, 새로운 길이 열렸다”며 “재판소원 도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연구관들”이라고 분석했다.
재판소원은 변호사를 필수적으로 선임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25조에 따라 헌법재판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는 제기할 수 없다. 이른바 ‘변호사 강제주의’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당사자를 도와 승소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도 있으나, 승소 가능성이 없는 사건은 사전 변호사 상담 과정에 걸러내 헌재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려는 목적이 원래는 깔려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강제주의가 본래 취지와 달리, 승소 가능성이 낮은 재판소원으로 변호사가 수익을 취하는 불합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법조시장이 포화 상태인 와중에 대규모 온라인 광고와 전관 변호사를 내세워 사건을 대량 수임하는 식으로 성장한 이른바 ‘네트워크 로펌’들은 재판소원 사건 수임에 적극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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