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단 호평 받고도 흥행 참패한 시리즈 '28년 후 : 뼈의 사원'
[김형욱 기자]
분노 바이러스에 점령당한 세계. 유럽 대륙은 바이러스 창궐을 진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국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영국은 완전히 격리된다. 28년이 흐른 뒤, 홀리 아일랜드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12살 소년 스파이크는 병에 걸린 엄마를 치료하기 위해 본토에 홀로 생존해 있다는 의사 켈슨을 찾아 나선다.
그에게서 죽음의 의미를 깨달은 스파이크는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감염자 무리와 맞닥뜨린다. 절체절명의 순간, 정체불명의 생존자 집단 '지미스'에게 구조돼 그들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곧 후회한다. 지미스는 지미 크리스털이 이끄는 컬트 집단으로, 악마를 숭배하며 죽음이 곧 구원이라는 복음을 전파한다. 그들은 사람과 감염자를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죽이고 다닌다.
한편 켈슨은 자주 마주치는 알파 감염자, 즉 우두머리 감염자 '삼손'과는 말이 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는다. 그는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한다. 과연 그들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스파이크는 지미스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지미 크리스털은 어떤 이유로 컬트의 리더가 되었을까.
'악의 본질'과 '죽음'을 향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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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의 한 장면. |
| ⓒ 소니 픽처스 코리아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이 영화의 주제는 대니 보일이 직접 밝힌 대로 '악의 본질'이며, 핵심 소재는 '죽음'이다. 전자는 지미 크리스털과 지미스를 통해, 후자는 전편에 이어지는 켈슨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난다. 동시에 스파이크와 삼손을 통해 희망의 가능성도 비춘다. 트릴로지의 마지막 편을 염두에 둔 포석처럼 보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우리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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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의 한 장면. |
| ⓒ 소니 픽처스 코리아 |
그렇다. 인류는 불과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세기에 아포칼립스를 경험했다. 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21세기 초, 불과 몇 해 전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었다. 우리는 이미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경험했고, 여전히 그 연장선 위에 서 있다. 그 세계에는 다양한 형태의 죽음이 상존한다. 역설적으로 죽음은 흔해지고, 삶은 더욱 고단해진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인간을 가른다
지미 크리스털은 '악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의 몸짓과 표정, 차림새는 실제 인물 지미 새빌을 연상시킨다. 생전 영국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방송인이자 자선가였지만, 사후 드러난 최악의 성범죄로 인해 완전히 추락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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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28년 후: 뼈의 사원>의 한 장면. |
| ⓒ 소니 픽처스 코리아 |
하여 이 영화는 외관상 가볍게 볼 만해 보이지만 실상 새롭게 재편된 세상에서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현장을 보여주는 만큼 결코 가볍지 않다. 보통의 좀비물에서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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