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333억 번 이 여성이 말하는 "내 인생 최고의 플렉스"

이주연 2026. 2. 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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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김만덕] 건보공단 수습직원 평가 책임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외모는 탁월합니까, 우수합니까'

거상 김만덕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이름이 오른 여성 리더입니다. 부모를 잃고 힘겹게 살았지만, 혼자 힘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쌓았고, 이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눈 삶의 가치가 실록에도 남게 된 거죠. 그가 처했던 상황, 문제의식 그리고 걸어왔던 길은 지금과도 통합니다. 유리천장은 아직도 튼튼하니까요. '오늘의 김만덕 이야기'를 매주 전합니다. <편집자말>

[이주연, 이정환 기자]

[여성과 경제] 경영에 참여 중인 총수 일가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19개 기업은?

대기업 총수 일가 중, 여성이 경영에 참여하는 비율 37%라고 합니다. 2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내놓은 분석 결과인데요. 2025년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기업 81곳을 조사한 결과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지난 1월 말 기준, 경영에 참여 중인 총수 일가 370명 중에 여성은 137명으로 전체의 37%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부모 세대의 경우 202명 중 70명(34.7%)이 여성, 자녀 세대의 경우 168명 중 67명(39.9%)이 여성이라고 하는데요.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수록 여성 경영 참여 비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하위 그룹 40곳의 여성 경영 참여 비중은 42.9%, 상위 50대 그룹 41곳의 여성 참여 비중은 31.8%였습니다. 81곳 중 19곳, 경영에 참여 중인 총수 일가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의 수입니다.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화, DL, 네이버,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영풍, 장금상선, LX, 넷마블, 이랜드, 교보생명보험, 다우키움, 동원, 태광, 크래프톤, 동국제강, 하이트진로, 신영, 하이브.'
 대기업집단 경영 참여 총수일가 중 여성 비중.
ⓒ CEO스코어
한편, '불닭 볶음면의 어머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24일의 일입니다. 한국경영학회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 1987년 이 상이 제정된 이래 4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수상을 했답니다.

불닭 볶음면은 2016년부터 불티나게 팔렸죠. 2024년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에 주는 상)했으며, 포브스가 선정한 '2024년 50세 이상 아시아 여성 50인'에 이름 올린 그에게 조금 늦은 감이 있는 상이긴 합니다.

[여성과 인권] 건보공단 수습직원 평가 책임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외모는?

탁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남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남"이라고 나옵니다. 우수, 여럿 가운데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양호, 대단히 괜찮다고 나와 있네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습직원 근무성적 평가 책임자에게 묻겠습니다. 당신의 외모는 탁월합니까, 우수합니까, 양호합니까.

지난 25일 <경향신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채용 과정에서 '용모(외모)'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건보공단 인사규정 시행규칙 별지 제5호 서식 '수습직원 근무성적 평가표'를 그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복무자세' 항목에 "용모는 단정하며 바른 예절과 교양으로 타인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가"라는 기준이 있고, 이를 '탁월·우수·양호·미흡·불량' 등 5단계로 채점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이는 명백한 차별행위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호를 볼까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ㆍ미혼ㆍ별거ㆍ이혼ㆍ사별ㆍ재혼ㆍ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수습 직원을 상대로 이 같은 평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정규직 평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기준이었다고 합니다. '이중 차별'이 보건복지부 산하 최대 공공기관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성과 정치] 여기,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음은 지난 해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중 부위원장과 정부위원 명단입니다.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지난 해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중 부위원장과 정부위원 명단
ⓒ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김미선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여성신문'을 통해 "그 결과 국가 AI 정책의 수립과 추진 과정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성평등과 젠더 편향의 문제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성평등가족부의 공식 참여는 법령 개정이 있어야 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지난 2월 보완된 인공지능행동계획에서는 'AI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여성 등 약자 권리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지적했습니다.

AI 합성 기술을 이용한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한 스토킹이나 협박 사건 뉴스도 자주 접할 수 있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채용 과정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하려던 사건 또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들 느끼시겠지만 AI 산업은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적인 AI 정책 설계가 그만큼 신중하고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평등가족부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참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성평등은, 사실 '내 가족의 문제'이니까요.

[여성과 세계] "말하기 전에 생각을 하냐" 질문에 구아이링이 내놓은 답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한 여성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중국의 간판 선수, 구아이링(에일린 구, 24)의 빛나는 이력입니다. 구아이링은 2026 동계 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구아이링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 빅에어와 하프파이프 금메달, 슬로프스타일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에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자신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대기록을 세운 것인데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학생이자 패션 모델로도 활동 중인 그는 최근 1년 사이 2300만 달러(약 333억 원)를 벌어,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 중 수입이 가장 많은 것(포브스 집계)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모든 걸 갖춘 듯한 그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답변이 매우 인상적이기에, 가져왔습니다. 기자는 "질문에 정말 빠르고 종합적으로 답하는데, 말하기 전에 생각을 하냐"고 물었습니다. 다음은 구아이링의 답변입니다.

"저는 제 자신을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머릿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나쁘지 않아요. 제 사고 과정을 세분화해서 분석하거든요. 내가 무엇을 생각할지 통제할 수 있고, 어떻게 생각할지 통제할 수 있고, 그래서 결국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지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게 매우 흥미로워요. 저는 이제 22살이라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뇌가 경험·훈련·환경에 따라 구조와 기능을 바꾸는 능력)이 제 편이죠.

저는 말 그대로 '제가 원하는 사람' 그대로가 될 수 있어요. 얼마나 멋진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매일매일 8살의 제가 존경했을 만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아마 어린시절의 저는 지금의 저에게 푹 빠졌을 거예요. 그게 인생 최고의 플렉스(flex, 성취를 드러냄)라고 생각해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머릿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고민도 많이 해요. 과학자가 실험하듯 스스로를 연구해요. 어떻게 하면 내 뇌도 프리스타일 스키 기술을 연마하듯 단련할 수 있을까 (고민하죠). 어제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요."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서 딴 메달 3개를 모두 목에 건 구아이링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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