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도 부당명령엔 복종 안해"…법왜곡죄 반대한 與 곽상언 [스팟 인터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6일 당론으로 강행 처리한 법 왜곡죄법(형법 개정안) 표결이 끝난 뒤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는 의원 3명의 이름 앞에 빨간불(반대표)이 켜졌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손솔 진보당 의원이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온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 의원은 유일한 여당 내 반대표였다.
곽 의원은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론을 거슬러 징계될 우려를 묻자 “군대에서도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는 복종하지 말라고 한다”며 “법 왜곡죄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다른 사법 개혁 입법과 결합하면 국민에게 큰 피해가 발생해 찬성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과거 자신의 가족들이 겪은 검찰 수사의 부조리함을 언급하면서도 “개인의 원한을 풀기 위해 정치를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법 왜곡죄의 어떤 점이 큰 문제인가.
A : “경찰이 형사 사건에 대한 법률 해석과 법률 적용의 위법 여부를 수사하면서, 사실상 대법원의 상위에 위치한 새로운 법률 심사 기관이 된다. 재판의 심급마다 경찰이 그 결과를 법 왜곡죄로 수사할 수 있고, 헌법재판소까지 갈 경우 또 인용과 기각 결정에 따라 수사를 할 수 있으니 사실상 8심제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에서 추진 중인 재판 소원도 의미가 없어진다.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붕괴하는 것이다.”
Q : 법안 표결 전 의원총회에서도 법 왜곡죄에 대한 우려를 표했는데.
A : “민주당 의원 대부분도 법안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 일부 동료 의원들로부터는 ‘용기가 없어 반대하지 못했다’는 ‘당신 말이 옳다’는 연락을 받았다.”

Q : 본회의 직전 법 왜곡죄가 일부 수정됐지만, 여전히 위헌 논란이 크다.
A : “이제는 누군가 헌법재판소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더라도,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또 법을 왜곡했다고 수사를 받을 수 있다. 쉽지 않을 거다.”
Q : 추미애·김용민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법 왜곡죄를 수정하며 법 취지가 퇴색됐다고 주장한다.
A : “내가 그분들 입장을 판단할 건 아니다. 다만, 입법이라는 건 개인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제도가 실제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국민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Q : 법 왜곡죄 자체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A : “외부에선 뚝딱, 순식간에 개정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법 왜곡죄에 대한 찬반 의견을 쭉 들어왔어도, 실제 최종 법안을 본 건 본회의 통과 이틀 전인 지난 25일 의원총회가 처음이었다. 논란이 되는 법이라면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좀 더 숙고해야 한다.”
Q : 페이스북에 법 왜곡죄를 반대하며 가족이 겪은 검찰 표적 수사도 언급했다.
A : “어르신(노 전 대통령)의 가족으로 살면서, 어르신이 돌아가신 뒤 얼마나 많은 일들이 우리 가족에게 있었나. 무엇이 표적 수사고, 악의적 수사인지 그 문제점은 몸소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원한을 풀기 위해 정치를 하진 않는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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