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을 넘어 연결로…모노플렉스의 커뮤니티 전략 [공간을 기억하다]

류지윤 2026. 2. 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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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관 탐방기㉝]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영화관은 왜 모두 똑같아야 할까"

모두가 영화관의 위기를 말할 때, 모노플렉스는 '공간의 밀도'에 주목해 공간을 꾸렸다. 호텔과 리조트 등 도심과 휴양지 곳곳의 유휴 공간을 영화관으로 재탄생시킨 이 브랜드는,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깊이 있는 경험으로 디자인했다. 이에 최소 1명부터 30명까지, 관람 인원에 따라 공간은 전혀 다른 표정을 띤다. 혼자 조용히 스크린과 마주하는 시간부터, 소규모 모임이나 커뮤니티 상영으로 이어지는 자리까지 유연하게 설계되기 때문이다. 모노플렉스 베뉴팀 김수영 팀장은 모노플렉스는 '영화관이 왜 점점 비슷해지고 있을까'란 질문에서 시작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체인 중심의 구조 속에서 영화관은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기준으로 확장되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영관의 크기, 좌석 수, 공간 구성은 표준화되었고, 지역성과 공간의 개성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다시 질문했습니다. '영화관이 반드시 거대하고 동일한 형태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 질문의 끝에서 모노플렉스는 영화관을 '공간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경험 플랫폼'으로 정의했습니다. 영화관은 더 이상 건물의 크기나 상영관 수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안에서 어떤 경험을 만들어내는가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공간이든 영화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 수 있다면, 그곳은 영화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영화를 소비하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경험을 위해 찾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모노플렉스는 영화관을 고정된 시설이 아닌, 유연하게 변화하는 '공간 기반 콘텐츠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는 영화를 상영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과 목적에 맞는 콘텐츠 경험을 설계합니다. 일반 상영관뿐 아니라 키즈 시네마, 다이닝 시네마, 프라이빗 시네마, 루프탑·아웃도어 시네마 등 공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는 기존 체인의 축소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형 체인이 동일한 구조를 수직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라면, 모노플렉스는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수평적 네트워크 모델을 지향합니다. 도시 곳곳의 호텔, 상업시설, 문화공간, 커뮤니티 공간 등이 독립적인 콘텐츠 거점이 되고, 그것들이 하나의 배급·운영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이 연결 구조 자체가 모노플렉스의 정체성입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관람에서 소통으로, 경험의 마침표를 옮기다

이 곳에 걸리는 영화들은 공간을 완성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모노플렉스는 각 지점의 특성에 맞춰 상영 목록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공간의 목적성을 뚜렷하게 만든다. 지역이나 대상에 따라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큐레이션이 실제 운영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들어보았다.

"우리는 단순히 영화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지역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합니다. '이 영화가 흥행작인가'보다 '이 공간에는 어떤 콘텐츠가 어울리는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키즈 특화 공간에서는 가족 관객 중심의 큐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지역 특성에 따라 로컬 영화나 테마 상영이 가능합니다. 이는 대형 멀티플렉스 구조에서는 유연하게 운영하기 어려운 영역이죠. 모노플렉스에서 콘텐츠는 상영 목록이 아니라,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모노플렉스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곳이 아닌, 사람들이 연결되는 거점이다. 전문적인 상영 환경에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해 이용자들이 능동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경험을 소통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의도를 들어봤다.

"우리는 영화 경험이 '관람'에서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함께 보고, 이야기하고, 나눌 때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 철학에서 출발한 것이 모노캐스트(MONOCAST)입니다. 모노캐스트는 누구나 자신의 상영회를 개설하고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상영회 개설, 예매, 정산, 참여자 관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영화 경험을 커뮤니티 경험으로 확장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 모임이나 콘텐츠 커뮤니티가 모노플렉스를 활용한다면, 전문 상영 환경과 프라이빗한 공간 속에서 깊이 있는 대화와 교류가 가능해요. 영화라는 콘텐츠를 매개로 지역 안에서, 그리고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모노플렉스가 그리는 미래는 영화를 매개로 공간과 사람을 잇는 단단한 연결망이다. 우리 곁의 작은 장소들이 독립적인 문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스템으로 그 기반을 받쳐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확장 방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영화관을 직접 소유하는 체인이 아니라, 공간을 연결하는 운영 네트워크입니다. 에어비앤비가 호텔을 직접 짓지 않고도 숙박 산업의 플랫폼이 된 것처럼, 모노플렉스 역시 디지털 배급과 운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공간을 연결합니다. 영화를 중심으로 공간, 기술,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구조, 그 네트워크 자체가 경쟁력이며, 모노플렉스의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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