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에서 자체 브랜드로... 중국 문화상품의 변화

조창완 2026. 2. 2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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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중국3-문화상품] 전통을 바탕으로 독특한 창작 제품들 두드러져

2025년 6번 중국을 찾았고, 2026년도 2번 중국을 찾았다. 로봇, 전기차, AI 같은 과학기술의 변화도 있지만, 화장실, 중국인의 한국관, 문화상품이 빠르게 바뀌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 작은 변화를 3번에 걸쳐 정리해 본다. <기자말>

[조창완 기자]

'짝퉁', 좋게 말해서 '이미테이션(imitation)'은 중국 문화 상품을 대변하는 말 같았다. 칭다오 찌모루시장, 베이징 홍차오시장이나 슈수이지에(秀水街), 광저우 짠시루 등은 이런 짝퉁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 시장에서 이미테이션은 상당수 사라졌지만, 아직도 비밀리에 영업하는 곳들이 있다.

이런 흐름은 변화를 거듭하더니 최근에는 중국이 자체 브랜드와 문화 상품으로 굴기를 시작했다. 오히려 한국의 명동이나 인사동에 비해서 모든 것이 세련되어 지는 느낌이다.

필자는 2년 사이에 몇 곳을 다녀왔다. 닝보, 항저우 등 저지앙 지역과 윈난성의 쿤밍, 리장 등 여행지도 다녀왔다. 베이징의 798이나 난루오구샹, 선양의 중지에 등을 방문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여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중국 현지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중국 여행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다. 제주도청이 주관하는 동아시아 지역 인플루언서 팸투어에 참여해 중국, 일본 사람들과 교류할 일도 있었다. 특히 추안저우(泉州)에서 온 황위에쿤(黄跃昆) 대표는 잉어(鲤物), 디수이쇼(滴水兽), 스추(石出) 계열의 상품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청두에서 온 기자들도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황 대표가 만든 펜던트는 민간 신앙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만든 제품으로 디자인도 좋았지만 제품의 만듦새도 좋았다. 이후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 여행상품들을 좀 더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베이징, 항저우, 쿤밍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리장 등 여행도시의 기념품들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 서구 기와 물받이를 중국식으로 만든 펜던트 추안저우 황위에쿤 대표가 만드는 제품은 전통을 잘 살린 제품들이 많다.
ⓒ 조창완
전통을 현대 상품으로 재해석하는 능력 탁월

추안저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황위에쿤 대표의 브랜드는 고향에서 딴 추안저우푸(泉州府)다. 이
브랜드의 대표 상품이 잉어(鲤物), 디수이쇼(滴水兽), 스추(石出) 등이다. 중앙방송(CCTV) 등에서도 소개된 황 대표는 지역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샤오홍슈와 틱톡 등 SNS를 통해 홍보한다.

대표 상품인 디수이쇼(滴水兽)의 고향은 추안저우가 아닌 이탈리아 등에서 유행하던 가르구유(gargouille)라는 석루조(石漏槽) 즉, 이무기돌이다. 이 돌은 도랑이나 건물에 있는 배수용 홈의 끝에 있는데, 이곳으로 물이 흘러나온다. 이무기돌은 중국에서 가장 일찍 서구문물이 들어온 지역 중 하나인 추안저우에 정착해 이무기 대신에 잉어 등이 그 역할을 했고, 황 대표는 이것을 새롭게 디자인해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 고양이 기와는 전통 와묘를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제품 '왕의 석공'에 있는 와묘는 전통 기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만든 제품
ⓒ 조창완
최근에 눈에 띄는 문화 브랜드 가운데 하나가 '왕의 석공(国王的泥匠)'이다. 이 제품은 진흙으로 만든 수공예품 브랜드다. 진흙을 원료로 사자나 고양이, 소수민족 복식 등을 만드는데,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으로 여행객들을 소구하고 있다.

쿤밍 관두구전(官渡古镇), 따리 등 원난과 상하이 치바오구전(七宝古镇) 등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적지만 징동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상품은 전통 기와에 있는 고양이를 형상화한 와먀오(瓦猫)다. 이 디자인은 윈난 용셩현(永胜县)에서 내려오는 비물질문화유산인데, 일본 애니매이션 '토토로'의 원형으로도 알려졌다.

이 고양이는 '강산호(降山虎)', '강길호(降吉虎)'로도 불리는데, 말 그대로 길함을 부르는 상징이다. 진흙을 섞고, 건조해, 가마에서 굽는 방식으로 만들며, 완제품은 주로 민가의 지붕 장식에 사용되며, 마을 주민들이 복을 누리는 민속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왕의 석공'은 이밖에도 그 지역의 소수민족 문화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다. 기자가 쿤밍 관두구전을 찾았을 때는 그 지역 소수민족인 나시족을 포함해 소수민족들의 의상을 귀엽게 만들어 놓아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황산(黃山) 아래에 있는 후이저우(徽州)는 중국 지방 문화의 보고 중에 하나다. 툰시라오지에(屯溪老街)나 시디(西递), 홍촌(宏村) 등이 문방사우의 고향이다. 후이저우는 전통 대어어등(大鱼神灯)도 유명하다. 설날 문 앞과 안을 장식하는 대어신등은 비물질문화유산인데, 현대적으로 잘 디자인해 춘지에를 맞는 도시의 대표 이미지로 자리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항저우 칭허팡 난숭서점 인사동 같은 항저우의 거리를 잘 바꾸어가고 있다
ⓒ 조창완
여행 도시들마다 특색 갖추어
이런 흐름은 대도시의 펜던트 제품 변화에서도 명확하게 보였다. 10년 전부터 자체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곳은 상하이 톈즈팡(田子坊)이나 항저우 칭허팡(清河坊) 등이다. 1월에도 항저우의 인사동이라 할 수 있는 칭허팡에 들렀다. 이곳은 명청시대 거리를 재현한 곳인데, 메인 골목은 각종 기념품을 판다. 안쪽 골목에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다양한 샵들이 있다. 놀라운 것은 집마다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 했는데 디자인의 수준이 높아서 모두 눈을 끌었다. 대형 서점 난숭서점(南宋書房)은 물길들과 연결되어 최적의 인문환경을 만들고 있었다. 차 관련 제품을 파는 지아우톈청(佳藕天成)이나 기념품·소품 매장인 '고양이의 천공지성(猫的天空之城)'도 우리 여행자들의 눈을 끌기에 충분했다.
▲ 닝보 라오와이탄(좌)와 베이징 798 샵 닝보 라오와이탄이나 베이징 옛거리들도 다양한 변화가 있다
ⓒ 조창완
이런 느낌은 베이징 798이나 닝보 라오와이탄(老外灘) 등도 마찬가지였다. 798은 원래 원자탄을 연구하던 과학기술 연구단지였는데 이런 시설이 이주한 후 화가들의 전용공간이 됐다. 현재는 임대료가 올라가, IT기업들이 이주해 오고 있다. 과거 화랑이 떠난 자리에 각종 이미테이션 상품들이 자리한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 남은 카페나 서점, 이미테이션 가게는 위에민쥔(岳敏君), 장샤오강(張曉剛), 정판즈(曾梵志) 등 독특한 자기만의 얼굴처럼 각자의 세계를 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가는 가장 강한 여행세대는 20~40대 여성들이다. 이들은 항공권이나 호텔만 선택하는 자유여행을 선택해 이런 젊은 거리를 거점으로 미식과 쇼핑을 즐기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 또 다른 유행은 한복 등 지역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다.
▲ 후이저우 대어신등 후이저우 춘지에에 기념품인 대어신등
ⓒ 조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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