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 기적' 바라는 차범근 전 감독 "거름을 뿌리고 씨앗을 뿌렸던 선배도 있었다는 걸 기억해달라"

김희준 기자 2026. 2. 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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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팀 차붐' 이사장.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차범근 '팀 차붐' 이사장이 한국 축구에 대한 가슴 절절한 사랑을 노래했다.

26일 서울 종로구의 HW컨벤션센터에서 제38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열렸다. 차범근 축구상은 이동국, 박지성, 기성용, 황희찬, 이승우, 백승호, 홍현석 등 한국 축구를 빛낸 전현직 선수들이 수상하며 한국 축구 옥석들을 가리는 상으로 정평이 나있다. 차범근 축구상은 올해로 38년째를 맞이한 대한민국 대표 유소년 축구 시상식으로, 매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유소년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을 격려하고 더 큰 꿈을 향한 도전을 응원해오고 있다.

차 이사장은 이번에도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한 유망주들에게 좋은 선수가 되는 동시에 좋은 사람이 될 것을 주문했다. 시상식 중 연설을 통해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에게 많은 걸 제공해서 여러분이 오늘 여기 있기까지 도와주신 많은 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좋은 사람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나아가 우리가 가진 축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자부심을 선물하는 사람으로 세상에 보답해야 한다. 이건 차범근 할아버지와 한 약속"이라며 꿈나무들을 독려했다.

차범근 '팀 차붐' 이사장. 서형권 기자

행사 후 차 이사장은 자신이 지금까지 축구상을 이어오고,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이유를 밝혔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유독 왜 내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오랜 기간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했고,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 시대는 굉장히 어려웠다.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을 보면서 너무나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 상황들을 경험했다.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축구를 제대로 잘 가르쳐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힘들게 독일까지 가서 공부도 하고 돌아와서 평생을 어린이 또 유소년 축구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건 자신이 선수 시절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는 일이기도 했다. 차 이사장은 "1984년에 시작된 축구교실에서 아직도 내가 일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팬들이 보내줬던 성원과 사랑 덕이다. 잊을 수가 없다. 그 성원과 사랑이 나를 독일 무대에서 마지막까지 견딜 수 있고 이길 수 있게 해줬다. 그래서 나는 항상 그 생각을 하면서 한국에 돌아와서 축구교실과 축구상 외에 한눈을 팔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나에게 기쁨을 주고 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나는 건강한 사람으로 오늘도 살고 있다"라며 이 일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했다.

아울러 자신이 받았던 사랑과 성원이 지금 대표팀에도 이어진다면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믿었다. 차 이사장은 행사 중에도 "가자! 대한민국! 파이팅! 힘내라! 가자! 8강!"이라고 우렁차게 외쳤다.

차범근 '팀 차붐' 이사장. 서형권 기자

관련해 차 이사장은 "이왕이면 높은 데 가면 좋지 않나"라며 웃은 뒤 "디테일한 거는 우리 감독과 전문가들이 하는 거다. 나는 우리 팬들과 더불어 응원하겠다. 아무리 뭐라 해도 국민과 팬들의 응원과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응원에 힘입지 않고서는 선수들이 절대로 날 수 없다. 내가 독일에서 잘할 수 있던 건 국민들이 잘한다고 박수 쳐주고 와서 눈물로 울어주면서 격려해 주고 그런 게 힘이 돼서 성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응원을 해야 한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경기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다른 거는 다 내려놓자.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응원해 주는 거다. 청소년 때 내 경험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건 팬들이 잘한다, 잘한다 하는 거다. 그러면 신이 난다. 가만히 있어도 더 잘하는 것 같고 내가 못해도 진짜 잘하는 것 같다. 지금은 기를 세워줄 때다. 박수 쳐주고 잘한다 그러면 우리 한국의 기질이 있어서 나처럼 혼자 가서 성공도 하고 월드컵도 좋은 성적도 내고 한다. 우리 4강도 한번 했으니까 언젠가는 우승도 한번 해야 되지 않나"라며 1980년대 월드컵 16강이 최대였던 스페인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까지 한 사례를 들었다.

차 이사장은 월드컵 우승을 하면 자신이 그 기반을 닦아왔다는 것만 기억해주면 좋겠다고도 언급했다. "나는 반드시 내가 살아 있을 적에 그것을 한번 보고 죽었으면 좋겠는데 혹시 내가 죽어서 내가 바랐던 기적들이 일어난다면 여러분들이 죽은 나를 한번 기억해서 한국에도 이런 사람이 있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번 후대에 전해 주시기 바란다"라며 "부탁인데 만약에 그런 시대가 오면 우승을 위해 거름을 뿌리고 씨앗을 뿌렸던 선배도 있었다. 김용식 선생님을 비롯해서 이회택 선배님, 차범근도 있었다. 와서 무덤에서 외쳐주는 그런 후배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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