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1년]①일평균 거래대금 23조·첫 흑자…숫자로 본 성적표

임춘한 2026. 2. 2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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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배 폭증한 거래대금
프리·애프터마켓 수요 흡수
수수료 인하 경쟁 '메기 효과'

지난해 3월4일 국내 1호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한 지 1년 만에 시장에 완벽히 안착했다. 출퇴근 시간대 거래가 활성화되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5.1배 폭증했고, 이는 곧바로 200억원대의 순이익으로 이어지며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증명해냈다. 단순한 거래소 추가를 넘어 70년 고착화된 시장에 '메기 효과'를 일으키며 투자자 중심의 새로운 매매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넥스트레이드 사무실 모니터에 거래 중인 10개 종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시장 안착 넘어 흑자 전환

27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출범 초기인 지난해 4월28일부터 5월2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5206억원 수준이었다. 이 주는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대상 종목이 796개로 최종 확대된 지 한 달(5주차)이 되는 주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최근(2월19~24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23조3399억원으로 집계되며 약 5.1배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7조435억원, 지난달 20조9019억원에 이어 가파른 증가 추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넥스트레이드의 존재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정규장 전후로 운영되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들 시장의 일평균 거래액은 같은 기간 8조3370억원에 달했다. 프리마켓의 경우 일평균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1조4630억원, 올해 1월 4조5366억원, 이달 19~24일 4조8816억원을 기록했다. 에프터마켓은 지난해 12월 1조756억원, 올해 1월 3조6202억원, 이달 19~24일 3조4554억원이었다.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증가는 시장 전체의 거래 활성화와 궤를 같이한다.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25조8779억원에서 올해 1월 41조9701억원, 2월 43조6611억원으로 두 달 만에 약 68.7% 늘었다. 전체 시장 규모 확대 속에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편의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 유입이 가속되는 모습이다.

수익성 개선도 괄목할 만하다. 넥스트레이드는 시장 안착을 넘어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9일 주요경영상황 공시를 통해 2025사업연도 잠정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영업수익이 644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79억원과 205억원으로 전년도까지의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직전 사업연도 1238억원이었던 자산총계는 1508억원으로 증가했고, 자본총계는 1163억원에서 136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는 76억원에서 141억원으로 늘었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지난해 3월 영업개시 이후 영업수익이 발생했고, 마케팅 및 운영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12시간 거래 시스템

시간 외 거래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최근 증시 강세에 따른 '포모(FOMO·소외 공포감)' 심리 확산과 직장인 투자자의 유입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뉴욕 증시의 영향력이 큰 국내 시장의 특성상 프리마켓을 통해 글로벌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수요가 맞물린 점도 거래 활성화의 주된 원인이다.

실제로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래시간 확대였다. 국내 주식 거래 시간은 기존 6시간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대폭 늘어났다. 정규 시장 전후로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30분~8시)이 추가됐다. 또한 새로운 유형의 호가도 도입됐다. 당초 국내 증시는 시장가 호가와 4가지 지정가 호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됐다. 신규 호가 방식이 추가되면서 투자 전략의 다변화와 유연화를 이끌었다. 아울러 매매 체결 수수료를 한국거래소보다 20~40% 저렴하게 책정한 점도 투자자 유인책이 됐다. 한국거래소 역시 이에 대응해 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거래소 간의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ETF 시장으로 확장

넥스트레이드는 올해 4분기를 목표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의 ETF 시장은 현재 주식시장과 동일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특히 정규장이 아닌 거래시간에도 유동성공급자(LP) 제도를 신설하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뒷받침하면서 개별 주식에 이어 ETF 시장 활성화를 지원한다. LP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한다. LP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고, 유동성 공급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한다.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은 변동성 관리를 위해 시장 개시 시점부터 LP에 호가 의무를 부여하고, 메인마켓과 애프터마켓은 개장 후 5분이 지난 시점부터 장 종료까지 호가 의무가 적용된다. ETF 거래대상은 시장 안정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첫 10개 종목으로 시작해 3주 차에 전체 ETF 종목으로 거래 대상을 넓힌다. 다만 ETF 거래대상 종목은 반기(5월과 11월)별로 일평균 거래대금 상위 100개에 한해 선정할 계획이다.

◆시장 효율성 극대화

전문가들은 넥스트레이드가 수십 년간 이어진 한국거래소의 독주 체제를 깨뜨리고 경쟁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인프라 혁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에 코스피 6000을 돌파할 때도 (넥스트레이드가)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경쟁을 통해서 거래 인프라 혁신을 불러일으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넥스트레이드의 상품 범위는 ETF를 시작으로, 파생 상품, 채권 등으로 계속해서 넓어질 것"이라며 "더 큰 수익성이 창출되고 글로벌 대체거래소로도 뻗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전부터 사전 시스템 준비를 잘했고 프리·애프터마켓, 다양한 호가 주문형태 등 차별화 전략을 사용했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많이 올라가다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는 굉장히 빨리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거래소 70년 독주체제가 상당히 많이 깨졌다"며 "경쟁 체제의 거래소 형태의 도입으로 거래소 시장의 효율성이 많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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