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카타르 기지엔…” 미 중동 전력, 중 민간기업이 생중계
중국의 한 민간 상업위성 분석 업체가 미 전력의 중동 집결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는 행보를 놓고 중국 정부가 새로운 대미 압박 전술을 꺼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기업을 내세워 미국의 군사 작전을 방해하고 이란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고도의 회색지대 전술일 수 있다는 의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현지시간) “지난 2년간 소셜미디어에 미군 동향을 꾸준히 올린 중국 기업 미자르비전이 지난 한 달 동안 게시물의 빈도와 세부 정보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요르단·그리스·카타르 등지의 미군 전력을 들여다보며 기지별로 전투기 기종과 수량,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식이다.
최근 공개는 25일 미 해군 최신예 항공모함인 포드함이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만 기지에 입항한 직후 이뤄졌다. 하루 앞선 24일에는 “카타르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의 급유기와 수송기 수가 모두 감소했지만,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여전히 배치돼있다”고 평가했고 22일에는 “미군 C-17 수송기 편대가 대서양을 횡단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양 중심부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미 공군 기지도 정밀 감시해 그 현황을 상세히 전하고 있다. 미군의 중동 작전의 핵심 허브와 병참 동향을 실시간 생중계 방식으로 노출시킨 것이다.
중국 민간 기업이 이처럼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SCMP는 짚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 책임자는 “중국 당국이 민간 기업의 이런 활동을 허용한 목적이 무엇이냐”며 “마두로 축출 작전을 탐지하지 못한 중국이 자신들의 정보 능력을 이제야 입증하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SCMP는 과거 사례를 제시하며 이 업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실제 연계돼있을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을 활용해 정보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모호하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일종의 회색지대 전술을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측에 사실상 고급 군사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해 중동 내 반미 연대를 강화하고, 중국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근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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