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그래픽카드, 없어 못 판다”… 용산 매장엔 빈 박스만

조민아,김연우 2026. 2. 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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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붐에 최신 제품 가격 천정부지
품귀 현상 이어져 절도사건까지
상인들 “선입금해야 물건 확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컴퓨터 부품 매장마다 최신 고(高)사양 그래픽카드의 제품 박스가 줄줄이 진열돼 있었다. 한 매장 사장에게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을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어디에 쓰려는 건가. 부담스러운 가격일 텐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여년간 전자상가에서 부품을 판매했다는 A씨는 “인기 모델은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다”며 “대부분 매장에서 보이는 최신 제품 박스들은 사실 비어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여파로 핵심 부품인 고사양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자제품의 ‘성지’로 불리는 용산 전자상가조차 품귀 현상과 비싼 가격에 따른 도난 우려로 제품을 매장에 들여놓지 않고 있었다. 당분간 그래픽카드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날 용산 전자상가의 컴퓨터 부품 매장 5곳에 지포스 RTX 5090 가격을 문의해보니 장당 600만~700만원대였다. 전자제품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도 26일 기준 비슷한 판매가를 보였다. 지포스 RTX 5090은 초고사양 게임이나 AI 모델 구동 등 고도의 연산력이 필요한 작업에 쓰이는 그래픽카드다.

지난 22일 경기도 평택의 한 컴퓨터 부품 매장에서 지포스 RTX 5090을 포함한 그래픽카드 3박스를 훔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이 남성이 훔친 그래픽카드 가격만 1700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그래픽카드 가격이 비싸진 건 2022년 챗GPT 서비스 개시 이후 본격화한 AI 붐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자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초 출시된 지포스 RTX 5090 가격은 출시 1년이 지나도 여전히 700만원을 웃돌며 고공행진 중이다.

일부 상인은 수백만원짜리 그래픽카드를 말로만 주문해 놓고 구매를 하지 않는 이른바 ‘노쇼’를 방지하기 위해 주문과 동시에 선입금을 받아야만 물건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한 컴퓨터 부품 판매점주는 “최근에는 중국에 물량이 많이 풀렸다는 소문이 있는데, 거기서 사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초 소비자용으로 출시된 지포스 RTX 5090은 비싼 가격 탓에 일반인들보다는 AI 관련 업체나 연구실에서 주로 구매한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26일 “개인이 취미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경우는 대부분 정보기술(IT) 관련 업체 대표 등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며 “일반인은 점점 고사양 제품에 접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아 김연우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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