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일전 시구자는 다카이치 총리? 3년전 기시다 시구→9점차 대패 악몽 갚을 기회다
-'사나 활' 열풍 주역... 20대 지지율 90% 달하는 첫 여성 총리
02023년 참패 기억 소환... 한국 야구, 이번엔 다를까

[더게이트]
3년 전 도쿄돔의 기억은 한국 야구에 지우고 싶은 악몽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가 마운드에 올랐던 2023년 WBC 한일전, 한국은 일본에 4대 13으로 기록적인 참패를 당했다. 그리고 2026년, 일본은 또 한 번 현직 총리를 앞세워 승부처의 불을 지필 기세다.

'진성' 타이거스 팬의 마운드 등판
다카이치 총리와 야구의 인연은 꽤 깊다. 나라현 출신으로 고베대학을 졸업한 다카이치 총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신 타이거스의 열혈 팬이다. 2003년 관저 앞에서 한신 응원가를 열창했던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다.
취임 이후에도 한신 로고가 박힌 스마트폰 케이스를 공무 중에 사용하는 등 '야구 팬' 이미지를 정치적 자산으로 적극 활용해 왔다. 2023년 한신이 우승했을 당시 직접 축하 메시지를 보냈을 만큼 야구에 진심인 총리의 등판이 일본 내에선 자연스러운 그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구 검토의 배경에는 다카이치 총리가 누리는 이례적인 젊은층 인기도 한몫한다. 지난해 10월 일본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뒤 SNS에는 그의 패션과 소지품을 추종하는 '사나 활' 열풍이 불었다. 아이돌 팬 문화에서 파생된 이 현상은 다카이치 총리를 단순한 정치인이 아닌 하나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특히 취임 초기 "한국 코스메틱과 드라마를 즐긴다"고 밝힌 점이 젊은 세대의 호감을 샀다. 한 조사에선 20대 지지율이 90%를 웃도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젊은 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총리를 마운드에 세워 한일전의 열기를 국가적 결속으로 전환하려는 노림수가 투명하게 보인다.
다만 한국야구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 장면이 마냥 편할 수 없다. 2023년 기시다 전 총리가 등번호 '101번'을 달고 마운드에 선 날, 한국 타선은 무력하게 무너졌고 마운드는 13실점을 헌납했다. 이번에도 일본은 다시 한번 '총리 시구'라는 카드로 기세를 잡으려 한다.
젊은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총리, 그 뒤로 펼쳐질 도쿄돔의 압도적인 함성은 한국 대표팀이 넘어야 할 또 다른 벽이다. 3년 전 기시다 앞에서 고개를 숙였던 한국 야구가 이번엔 다카이치 앞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도쿄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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