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어른 행세] 배우 김선호 때문에 9번 공연 티켓 구입하다 알게 된 것
서울, 부산, 경기도 가평, 제주, 미국에 흩어져 사는 6인이 쩨쩨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편집자말>
[임은희 기자]
"엄마, 김선호가 보고 싶어."
"배우 김선호? 나는 모르는 사람인데 무슨 재주로?"
"연극을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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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통로> 등장인물인 동재와 서진 기억을 잃은 두 남자 서진과 동재가 삶과 죽음사이의 비밀통로에서 만나며 시작하는 이야기다. 6인의 배우가 열연을 펼친다. |
| ⓒ 콘텐츠합 |
잠시 고민하던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정가 7만 7000원, 2인 예매 할인을 받아 12만 5200원에 표 2장을 결제했다. 지난 14일, 김성규, 강승호 배우가 출연하는 극을 관람했다. 김선호 배우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아이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연극이 너무 재미있어. 경우의 수 대로 9번 다 보는 거 어때?"
당시에는 아이가 인터미션 없는 90분을 견딘 것이 기특하기도 했고, 연극표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러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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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L 시어터 대학로의 매표소 모습 연극 <비밀통로>는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공연 중이며, NOL티켓과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 ⓒ 임은희 |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표 한번 어렵게 구한다며 '온라인 중고장터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접속한 온라인 중고장터에는 친구말 대로 연극표가 잔뜩 올라와 있었다. R석 가격은 7만 7000원인데 10만 원, 12만 원, 많게는 22만 원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R석을 2만 1000원에 판다는 글을 발견했다. 김선호 배우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이 출연하는 회차였다. 우리는 시청역 3번 출구에서 만났고 판매자는 두툼한 봉투에서 공연표 두 장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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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진된 연극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온라인 중고장터 김선호 배우가 출연하는 회차의 연극표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
| ⓒ 임은희 |
"아뇨. 실은 협력사에서 일해요. 돈 대신 티켓을 주니까 이걸 팔아서 돈으로 바꿔요. 싸게 팔수록 손해지만 어쩔 수 없어요."
객석을 채우기 위해 내놓는 초대권이 있다니, 아무리 그래도 12만 5200원과 4만 2000원의 간극은 너무 하지 않나. 중고장터에는 협력사 직원들이 올리는 저가표들이 많았다. 한 판매자는 홍보비를 현물로 받았다고 했다. 구매율이 높은 회차를 제외한 나머지 회차의 표를 초대권으로 받아 판매하는 것이라고 했다. 회사의 정직원들은 직접 판매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하청의 하청 형식으로 판매하는 복잡한 구조였다(내가 만난 사람들이 협력사 전체를 대변한다고 하긴 어렵다. 티켓을 준 취지에 맞게 사용하는 협력사도 물론 있을 거다).
"초대권 판매를 기획사가 알아요?"
"모를 수가 없어요. 아주 큰 공연이나 인기 있는 공연을 제외하고는 만석인 경우가 드물거든요. 저렴한 가격으로라도 표를 구매해 관객이 들면 좋은 거니까. 흥행에 실패하는 공연들은 조기종영하기도 해요. 열심히 연습했지만 관객이 없으니까요. 초대권 발권이 늘어나면 시장가가 무너지지만 그렇게라도 관객이 들면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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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3분기 월별 티켓예매수 및 티켓판매액 2025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3분기)에 따르면 대중예술(대중음악, 대중무용, 서커스/마술)이 아닌 대중예술 제외 장르인 연극, 뮤지컬, 한국음악, 서양음악, 무용, 복합의 티켓판매 현황은 증가했으나 판매액은 감소했다. 대중예술 제외 장르에서 티켓예매수와 티켓판매액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부문은 한국무용 하나였다. |
| ⓒ KOP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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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의 연극 관람 일지 연극을 보고 무대와 관객석의 분위기를 간략하게 메모한다. |
| ⓒ 임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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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켓 구매 내역. |
| ⓒ 임은희 |
표를 1장만 구한 공연은 아이만 관람했고 2장을 구한 공연은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번을 보고, 세 번을 봐도 좋다는 <비밀통로>의 다음 회차는 아빠와 갈 예정이다. 아이는 여러 번 공연을 보고 말했다.
"처음에는 김선호가 좋아서 보고 싶었는데 다른 배우들 공연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어. 6명의 배우가 있잖아.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은 5명인데, 모두 멋지고 재미있어. 함께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에 선 사람들이 별로일 리 없는데 그걸 몰랐네? 처음엔 100분 걸렸고 이젠 95분에 끝내잖아. 배우들도 공연을 하며 발전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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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통로> 동재(김성규)와 서진(강승호) 전생과 전전생의 얽힌 관계를 돌아보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
| ⓒ 콘텐츠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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