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코스맥스 ‘사상 최대’…34년 전략이 빚은 ODM 양강 체제
화장품 본업·글로벌 생산 확대로 고성장한 코스맥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계의 양대 축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산업에서 출발한 두 회사는 최근 실적 확대 국면에서도 각기 다른 전략이 반영된 성과를 내며 경쟁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한국콜마, 제약 자회사 HK이노엔 효과로 안정적 성장
한국콜마는 25일 발표한 2025년 잠정 실적에서 연결 기준 4분기 매출 6555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 36.2% 증가한 수치다. 연간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콜마의 2025년 연간 매출은 2조7224억원, 영업이익 239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제약 자회사인 HK이노엔이 연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며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HK이노엔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5% 증가한 401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제약·식품·패키징 등 비화장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절반에 근접한 다각화 전략이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 K뷰티 글로벌 확산에 화장품 ‘본업’ 집중력 발휘
코스맥스 역시 앞서 발표한 실적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스맥스의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2조39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958억원으로 11.6% 늘었다. 4분기 매출은 6009억원, 영업이익은 4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거나 대체로 부합했으며, 일부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순이익 변동성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 법인이 연간 매출 1조5264억원, 영업이익 154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ODM 본업에 집중,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해 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1위 ODM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 출신 창업주들의 개척
현재의 양강 구도는 창업 초기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대웅제약 출신 창업주가 1990년대 초 설립한 기업으로 국내 화장품 ODM 산업을 개척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외형 성장이 본격화된 이후 선택한 전략은 뚜렷하게 갈렸다.
초기 성장 단계에서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고객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1990년 창업 이후 ODM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하며 시장을 선점했고, 2002년 상장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이후 국내 기반을 공고히 하며 점진적인 해외 진출을 병행하는 동시에,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약 1조3100억원에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1992년 설립된 코스맥스는 후발주자로 출발해 연구개발(R&D) 중심 전략을 택했다. 생산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초기에는 대규모 인수합병보다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 생산시설을 직접 구축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고객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성장 경로가 본격적으로 선명하게 갈라진 시기는 K뷰티 수출이 급증한 2010년대 중반이다. 당시 코스맥스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현지 생산 법인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중국 법인 매출은 6327억원에 달하며 강력한 글로벌 입지를 구축했다. 특히 전 세계적인 인디뷰티 브랜드 열풍의 수혜를 입으며 글로벌 매출 규모를 확대했다.
반면 한국콜마는 화장품과 제약, 건기식으로 이어지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화장품 업황의 변동성 속에서도 HK이노엔 등 비화장품 부문이 견조한 이익을 뒷받침하며 전체적인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같은 ODM 모델에서 출발했지만 성장 전략 방향은 차이가 있다”며 “한국콜마가 사업 다각화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을 택했다면, 코스맥스는 화장품 본업과 글로벌 확장에 집중해 성장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간에 한쪽이 우위를 점하기보다 서로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한 양강 체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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