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드론 전쟁 시대, 무기 획득 절차 빨라져야

2022년 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러우전쟁’)이 이제 5년차로 접어들었다. 종전 논의가 있었지만, 전쟁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러우전쟁이 과거의 전쟁과 사뭇 다른 점은 드론이 기존 제병협동 전력과 융복합돼 전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드론은 전쟁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양측 모두 연간 수백만 대 이상의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러우전쟁을 목도한 군사 강국뿐만 아니라 약소국들은 드론을 신속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북한도 지난해부터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 샤헤드(Shahed)-136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장거리 자폭드론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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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 기술 급변해 신형 드론 속출
우리 군 드론 획득체계 너무 느려
드론사령부, 획득센터로 활용을
」

반면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한국군의 드론 획득 과정은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로 인해 업체들은 사업을 추진하면 군으로부터 과도한 행정적 요구를 받는다. 예를 들면 입찰 시에 1000여장에 달하는 제안서·기술서·견적서 및 각종 시험·검사·인증 서류뿐 아니라 외주비용이 상당한 통합지원체계(IPS) 분석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드론업체들은 입찰에서 탈락하면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드론 획득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드론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소요제기, 소요 결정, 제안서 제출, 평가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은 최소 2∼3년 정도 걸린다. 최근 전쟁과 분쟁에 등장한 드론은 인공지능(AI)이 가미돼 기술 혁신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러우전쟁의 경우 1∼2개월 단위로 새로운 드론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드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데, 한국군의 획득체계가 느리다 보니 드론의 진부화를 초래하고 있다. 향후 방위사업 획득 절차는 고도화, 전문화, 투명성 확보 등의 명분 아래 더욱 세분되고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경우 한국군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발 빠른 드론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북한군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우려는 최근 북한의 열병식과 북한군의 훈련 모습에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국방부는 군을 지능형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중심의 첨단과학기술 군으로 혁신하고, 국내 드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50만 드론전사 양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 군은 각자의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드론을 획득하기 위해 산·학·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특히 육군은 올해 현역과 예비군 교육용으로 1만여 대의 드론을 구매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에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는 정치적 이슈로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드론작전사령부는 그동안 민군융합 차원에서 전투실험·연구개발(R&D)·신속획득 등을 지속해서 수행해 관련 전문성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체되는 드론작전사령부를 앞서 언급한 획득체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조직으로 개편하는 지혜를 발휘하면 어떨까. 가령 드론작전사령부를 합동군 차원의 소모성 드론을 연구 및 신속 획득할 수 있는 가칭 ‘합동드론획득센터’로 개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한국군의 드론 전력화 속도는 전술적 수준부터 전략적 수준까지 동시에 촉진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군은 글로벌 드론 기술 동향이 반영된 드론을 신속 획득함으로써 다영역 전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드론-AI 전쟁 시대에 기존 절차와 형식에 매몰된 획득체계는 곧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장기간 운용되는 고가의 내구성 드론은 방위사업청에서 기존 절차를 고도화해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기간 대량생산되는 저가의 소모성 드론은 가칭 합동드론획득센터에서 패스트 트랙으로 신속 획득하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드론의 획득 속도는 군의 생존성, 작전 및 전투 효율성과 직결된다. 한국군은 인구 절벽으로 병역 자원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대량의 드론을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드론 획득체계는 절차 중심에서 과감히 속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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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근 KAIST 연구교수·사단법인 창끝전투 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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