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더 세질것…더 나쁜 합의도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연방 대법원의 제동에도 관세 정책은 흔들림이 없고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관세로 수천억 달러를 확보해 미국에 경제적으로, 국가안보 측면에서 훌륭한 (무역) 합의를 성사시켰고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자랑했다. 지난 20일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대법관 앞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무역) 합의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그들에게 훨씬 더 안 좋을 수도 있는 새로운 합의를 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관세 조치는 조금 복잡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해결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무역법 122조와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대체 수단을 동원한 관세 정책을 고수하겠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정연설은 미 대통령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1년간의 국정 운영 구상을 공표하는 자리다. 트럼프는 지난해 3월 4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적은 있지만, 국정연설은 집권 2기 출범 후 처음이다.
이날 연설에서 이란을 향해서는 군사력을 쓸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는 “미군은 지난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 영토를 공격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파괴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다시 사악한 야망을 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하지만,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역대 최장 기록인 108분간 이어진 연설의 대부분은 정책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는 “미국이 어느 때보다 더 크고 훌륭하고 부유하고 강해져서 돌아왔다”며 “지금이 미국의 황금기”라고 했다. 또 “우리는 1년 만에 누구도 본 적 없는 변혁을 이뤘고 시대를 초월한 전환을 이뤄냈다”며 “우리의 적들은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붉은 넥타이에 성조기 배지를 달고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들을 가리키며 “아무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말하겠다. 저 사람들은 미쳤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연설 시작 3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인은 유인원이 아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던 민주당 앨 그린 하원의원이 퇴장 조치를 당했다. 이민자 문제에 대한 연설 도중에는 소말리아 출신의 일한 오마르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대표로 야당 반박 연설에 나선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는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국민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생활비를 더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요소들을 TV쇼 형식으로 구성해 극적인 효과를 최대화했다. 연설 시작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TV쇼 사회자처럼 “자 들어오세요 여러분”이라고 외치자 의회 2층 중문이 열리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장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단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워싱턴=김형구·강태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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