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성 판결 뒤집은 이진관의 결정적 한 방

김종훈 2026. 2. 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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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전성배 1심 판결문 분석] "통일교-윤석열·김건희... 정교유착 및 상호공생"

[김종훈 기자]

 이진관 부장판사
ⓒ 사진공동취재단
이진관 재판부가 앞선 우인성 재판부의 김건희씨 샤넬백 수수 무죄 판단을 뒤집은 결정적 한 방은 '포괄일죄' 인정이었다.

25일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건진법사' 전성배씨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구입 당시 시가 802만 원 상당으로 사회통념상 의례적인 선물이라고 볼 수 없다"라는 판단과 함께 김씨가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세 번의 수수 행위가 하나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세 차례에 걸쳐 금품을 전달할 때마다 'UN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장관 예방' 등 윤영호(전 통일부 세계본부장)가 전성배에게 전달을 부탁한 김건희에 대한 요청사항이 매번 달라지기는 하나, 이는 금품이 반복하여 교부되면서 처음에 예정하였던 통일교의 청탁 내용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① 2022. 4. 7. 첫 번째 샤넬 가방 ② 2022. 7. 5. 두 번째 샤넬 가방 ③ 2022. 7. 29.자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행위들 간에는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므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

'포괄일죄'는 '같은 범죄에 해당하는 수 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일정 기간 계속하여 반복한 범행'을 하나의 죄로 인정하는 것이다. 포괄일죄를 인정하게 되면 통일교로부터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행위가 하나의 범죄가 되는 것이다.

반면,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김건희씨 1심 판결 선고에서 2022년 4월 7일 첫 번째 샤넬백 수수에 대해서는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일부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2022. 3. 30.경 김건희가 윤영호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윤영호는 피고인에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취지로 전화통화를 하였으나, 이는 의례적인 표현이다. 그 대화 내용 중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다. 가방을 수수할 당시까지도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어 이를 전제로 하여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우인성 재판부는 '무죄' - 이진관 재판부는 '유죄'... 왜 바뀌었나

전성배씨의 주된 혐의는 김건희씨와 공모해 지난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그라프 목걸이, 샤넬백 등 총 8293만 원에 이르는 금품 등을 받았다는 것(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이다.

이진관 재판부는 전씨의 이 같은 행위가 하나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고 봤다. 우인성 재판부가 김건희씨에게 무죄를 주면서 분절해서 봤던 논리를 정면으로 배척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윤영호는 처음부터 통일교가 추진하는 여러 사업과 관련해 피고인과 김건희를 통해 대통령의 직무에 속한 알선을 부탁할 목적으로 김건희에게 전달될 금품을 교부하였고, 피고인도 통일교의 여러 현안을 인식한 채 본인이 전달하는 물건이 알선의 대가임을 인식하고 교부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2022년 4월 7일 첫 번째 샤넬 가방은 형식적으로 '취임 기념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교부되었으나, 이와 같은 고가의 물건을 대가를 전제하지 않은 채 친분관계에서 주고받은 단순한 선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교부 당시 윤석열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통일교에서 대선 기여에 대한 보상을 곧 구체적으로 요구할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으므로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교부된 금품으로 볼 수 없다.

이진관 "통일교-윤석열·김건희... 정교유착 및 상호공생"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가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판결문에는 또한 전씨 알선행위를 중심으로 통일교와 윤석열·김건희 사이에 존재했던 정교유착 사례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한학자 총재가 공식행사에서 윤석열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하는 등 통일교는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하였다. 통일교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통일교 세계본부 본부장 윤영호는 2022. 3. 22. 대통령 당선인인 윤석열과 약 1시간 정도 독대하면서 통일교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김건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통일교에서 향후 구체적인 청탁을 할 것임을 전제로 2022. 3. 30. 윤영호에게 연락하여 '제가 비밀리에 사용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니, 저에게 의견 주실 것이 있으면 이 번호로 연락을 달라'고 언급하였다.

첫 번째 가방 전달 후 약 보름 후인 2022. 4. 23. 윤영호는 '큰일'을 도모할 것이 있다며 김건희와의 비밀 만남을 피고인에게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그대로 김건희에게 전달하였다. 김건희는 첫 번째 샤넬 가방을 받은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022. 4. 30. 피고인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일교에서 'UN 제5사무국 유치'를 논의하고 싶어 한다는 구체적인 청탁까지 받았다. 첫 번째 샤넬 가방이 교부될 때 곧 구체화될 통일교의 프로젝트에 있어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묵시적인 청탁이 전제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재판부는 판결문 말미에 "대한민국헌법 제20조 제2항은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정하여 정교분리를 헌법 기본원리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전씨를 매개로 통일교와 윤석열·김건희가 실행한 정교유착 행위는 헌법 규정의 취지를 어긋나는 결과라고 명시했다.
윤석열, 김건희와 통일교의 정교유착으로 인해 윤석열, 김건희는 통일교와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통일교도 자신의 국내외 교세확장 등에 대한민국의 경제적, 정치적 지위를 이용함으로써 상호공생의 관계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전성배의 알선행위로 인해 발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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