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농구 감독은 다 정장 입었어!" 전설적 명장 라일리, '츄리닝 바람' 후배 감독들 복장 지적

배지헌 기자 2026. 2. 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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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코트사이드에 다시 '아르마니' 시대가 열릴까.

19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를 지휘하며 완벽한 수트핏으로 한 시대를 정의했던 팻 라일리 마이애미 히트 사장이 후배 감독들의 복장 단속에 들어갔다.

라일리 밑에서 30년 가까이 일해온 에릭 스포엘스트라 마이애미 감독은 "사장님과 이 주제로 항상 논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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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라일리 "코치, 외양부터 리더다워야" 정장 차림 주문
-스포엘스트라 "라일리 수트핏은 신의 영역…우린 범인"
-감독 90% "실용적인 쿼터집이 대세"…낭만과 실리 사이
자신의 동상 앞에 선 팻 라일리(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NBA 코트사이드에 다시 '아르마니' 시대가 열릴까. 19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를 지휘하며 완벽한 수트핏으로 한 시대를 정의했던 팻 라일리 마이애미 히트 사장이 후배 감독들의 복장 단속에 들어갔다. 리더면 리더답게 츄리닝 바람으로 나오지 말고 정장 차림으로 코트에 나오라는 주문이다.

라일리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자신의 동상 제막식에서 "코치들이 다시 수트에 넥타이를 매던 시절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라일리는 "관중은 사이드라인에서 누군가 리더처럼 보이고, 리더처럼 입으며, 리더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라일리는 행사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제자들을 향해 "제임스 워디를 제외하곤 모두 벌금을 매겨야 한다"며 진담 같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팻 라일리(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후배 감독들 "선배님, 그건 좀..."

라일리의 이런 '정장 예찬'은 현역 감독들에겐 그리 달가운 소리가 아니다. 라일리 밑에서 30년 가까이 일해온 에릭 스포엘스트라 마이애미 감독은 "사장님과 이 주제로 항상 논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스포엘스트라는 지난여름 구단주 미키 아리슨의 명예의 전당 입성식 때 어쩔 수 없이 정장을 입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라일리는 정장을 갖춰 입은 스포엘스트라를 보며 "이제야 좀 볼만하다"며 흡족해했지만, 정작 스포엘스트라는 "다음 명예의 전당 행사 전까지는 정장을 입을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스포엘스트라가 정장을 '불호'하는 이유는 아무리 잘 빼입어도 라일리 같은 '포스'가 나지 않아서라고. 스포엘스트라는 "라일리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과는 정장을 소화하는 차원 자체가 다르다. 그분은 아이코닉한 아르마니 룩"이라고 치켜세운 뒤 "나 같은 사람이 입으면 그저 록밴드 '토킹 헤즈'처럼 보일 뿐"이라며 자학 개그를 시도했다.

NBA 감독들의 패션은 2020년 코로나19 '버블' 시즌을 기점으로 대전환을 맞았다. 격식보다는 실리를 택했다. 거추장스러운 넥타이는 사라졌고, 그 자리를 편안한 쿼터집(지퍼 상의)과 폴로 셔츠가 채웠다. 전미농구감독협회(NBCA) 투표 결과, 감독의 85~90%가 현재의 편안한 복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정길 짐을 싸기 편하고, 경기 중 활동성이 좋다는 점이 현장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

플레이오프만 정장 차림이 타협책?

한편 라일리의 제자이자 밀워키 벅스를 이끄는 닥 리버스 감독은 현실적인 타협안을 내놨다. 바로 '플레이오프 한정 정장 착용'이다.

리버스는 "쿼터집이 정말 편하긴 하지만, 플레이오프 때만이라도 정장을 입는 건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큰 경기의 중량감을 복장으로 보여주자는 취지다. 다만 리버스는 "그러려면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예전에 입던 정장이 하나도 안 맞기 때문"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시대의 흐름은 이미 격식보다는 효율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스포엘스트라 감독의 말대로 "전문적으로 보이고 선수들과 구분만 된다면" 굳이 불편한 넥타이를 맬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요즘 NBA의 흐름이다. 코트 위에서 완벽한 수트핏을 뽐내던 라일리의 시대는 이제 동상 속의 모습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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