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MLB 2개 팀 생길 것...확신한다" 악마 에이전트 보라스의 흥미로운 예언, 현실성은 '글쎄'
-KBO 1231만 관중·NPB도 관중 신기록…아시아 야구 이미 독자 성장
-MLB 확장 검토는 북미 내 도시에 한정, 보라스 발언 현실성 낮아

[더게이트]
현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바꿔온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흥미로운 예언을 했다. 한국과 일본, 타이완(대만)에 메이저리그(MLB) 정식 구단이 들어선다는 청사진이다. 야구 팬이라면 귀가 솔깃할 만한 얘기지만, 과연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

다저스가 증명한 '아시아 시장의 가치'
보라스가 이토록 자신 있게 말하는 배경에는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한 LA 다저스의 성공이 있다. 보라스는 다저스 구단주 마크 월터를 두고 기존의 틀을 깬 경영자라고 평가하며, 오타니 쇼헤이 영입이 그 결정판이었다고 분석했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앞세워 일본 스폰서십을 대거 유치하고 2024·2025년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아시아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이 승리와 수익을 동시에 거두는 결실로 이어졌다.
MLB가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미디어 수익 문제도 있다. 보라스는 이날 방송에서 MLB의 중계권 수익이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하며, 아시아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중계권 계약이 체결된다면 리그의 고질적인 노사 갈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FL도, NBA도 갖지 못한 아시아 시장을 MLB가 독점하고 있다는 게 보라스의 판단이다.
흥미로운 구상이긴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앞서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복수의 MLB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리그 확장은 이르면 2030년대 초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장 내년 만료되는 단체협약(CBA) 재협상이 발등의 불인 데다, 구단 창설에 따르는 구장 건설과 확장 분담금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즐비하다. 한 MLB 구단주는 익명을 조건으로 "확장이 결국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은 다들 알지만, 너무 먼 얘기라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시아 야구, 이미 제 발로 서 있다
아시아 야구의 상황을 보면 보라스의 시나리오가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KBO리그는 2024년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231만 2519명을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2024년 기준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512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프로야구(NPB) 역시 12개 구단 가운데 관중 동원이 가장 저조한 구단조차 경기당 평균 2만 명을 웃돈다. 국내 리그가 독자적으로 충분히 번성하는 마당에, MLB 구단 창단은 설득력 없는 시나리오다.
MLB 전문가 대니얼 김도 이 지점을 짚었다. 대니얼 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시아 야구가 번성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MLB 구단의 직접 진출이 이 지역이 정말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일인지는 의문"이라며 "이런 방식의 확장은 아시아 야구 생태계에 도움보다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동 문제도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한국이나 일본에 MLB 구단이 생긴다면 원정 경기마다 태평양을 건너야 하는 일정 소화 문제가 불거진다. 기존 162경기 체제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난제다. KBO 우승팀, NPB 우승팀이 월드시리즈 챔피언과 이벤트 경기를 펼치는 정도라면 모를까, 정식 리그로 편입하는 것은 넌센스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다.
물론 야구 시장의 흐름을 남달리 읽어온 보라스의 예언이 여러 차례 현실로 이뤄진 바 있어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서울 시리즈와 도쿄 시리즈에서 확인된 아시아 팬들의 열기, 오타니로 상징되는 아시아 스타 파워를 생각하면 보라스의 구상을 마냥 허황된 꿈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다만 이번 발언은 엄밀한 현실에 기반했다기보다 과감한 상상에 가까워 보이는 게 사실. 아시아가 MLB의 전략적 요충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으로서 공략하는 것과 프랜차이즈를 직접 이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MLB가 아시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 정도로 봐야할 듯하다.
Copyright © 더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