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SS 반사이익 기대감↑… 트럼프 232조 관세 검토에 中 배터리 '비상'

배태용 기자 2026. 2.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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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레이다]

WSJ "무역확장법 232조 기반 관세 검토"… 43% '관세 폭탄' 가능성

현지 생산 체계 갖춘 K-배터리, 영향 적어… 탈중국 ESS 수요 흡수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초법적 무역 제재 조치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앞세워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전례 없는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뜻밖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 조치가 가시화될 경우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퇴출이 앞당겨지며 한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가 그 빈자리를 독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 '무역확장법 232조' 강력한 한 방…中 배터리 퇴출 위기

2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방대법원의 IEEPA(국제긴급경제권한법) 기반 관세 무효 판결 이후 일부 산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현재 검토 대상 물망에 오르고 있는 6개 산업군 내에 배터리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저해한다고 상무부가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직권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조항이다. 무엇보다 관세율과 적용 기간에 법정 상한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칼날 앞에서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 요건 등을 충족하기 위해 현재 미국 수요의 대부분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향하는 제품 비중이 미미해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업체들은 미국 내 현지 생산 거점이 전무하다. 따라서 지금도 43.4%라는 높은 수준으로 부과되고 있는 관세 부담이 앞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예에선 관세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K-배터리 반등의 핵심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ESS 시장 구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내 국내 업체 점유율은 약 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판이 바뀌고 있다. 향후 수년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AI 관련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막대한 규모의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전력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비례해 전력망 안정을 위한 ESS 수요 역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실제 북미 ESS 출하량은 2025년 97GWh(기가와트시)에서 2035년 179GWh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 점유율 4%의 반란… IRA 폐지 너머를 본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미국 내 전력 회사와 빅테크 기업들은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의 배터리 수출 통제 움직임과 트럼프 리스크 회피를 위해 미국 ESS 시장 내에서 적극적인 '탈중국' 움직임이 시작된 가운데 이번 관세 검토는 미국 ESS 배터리 시장이 '중국 중심'에서 '한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2025년 9월 30일부로 예정된 IRA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으로 중국산 배터리의 진입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면 보조금 축소분을 상당분 상쇄할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된다.

전기차(EV) 캐즘으로 신음하던 국내 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구축해 둔 미국 현지 생산 인프라가 든든한 방패이자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되어 거대한 북미 ESS 수주전의 승패를 가를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무역확장법 232조는 단순한 보조금 축소나 관세 인상을 넘어 중국산 배터리의 원천 진입을 막는 강력한 구조적 장벽"이라며 "전기차 캐즘으로 위축됐던 K-배터리에겐 AI 데이터센터발 ESS 특수를 온전히 독식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인 만큼 북미 현지 ESS 전용 라인 전환과 수주 싹쓸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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