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 살인’ 추가 피해…"어떤 오빠 안 일어나" 119에 직접 신고

곽주영 2026. 2. 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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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일대에서 발생한 ‘모텔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20대 여성 김모씨가 기존에 알려진 피해자 3명 외에 또 다른 남성에게 약물 음료를 건네 의식을 잃게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최근 추가 피해자인 30대 남성 A씨를 불러 피해 진술 등을 확보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김씨가 건넨 숙취해소제를 받아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 김씨는 현장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동행과 같이 나가야 한다는 사장의 말에 오전 3시 35분쯤 직접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119와의 통화에서 “어떤 오빠 분이 취해서 계속 깨웠는데 안 일어나신다”라고 말했다. 이에 소방대원은 “집에 데리고 가려면 경찰이 가고, 병원 갈 상황이면 구급차가 가겠다”고 말하자 김씨는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 집 주소를 아예 모른다”고 답했다. 몸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A씨는 이후 출동한 소방관에게 구급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김씨가 A씨를 만나 문제의 음료를 건넨 시점은 1차 범행과 2차 범행 사이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사귀던 남자친구에 숙취해소제를 마시게 했다. 첫번째 피해자인 이 남성 역시 의식을 잃었지만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두번째 피해자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김씨가 건넨 숙취해소제를 먹고 사망했다. 세번째 피해자는 역시 지난 9일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김씨가 준 숙취해소제를 받아 마신 후 다음 날 오후 6시쯤 모텔 내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소방 등에 따르면 사망한 채 발견된 피해자는 몸이 굳어 있고 코에서 분비물이 나온 상태였다고 한다.

앞서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 3명에게만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또 1차 범행 이후 피해자가 생존하자 숙취해소제에 넣는 약물의 용량을 2배 이상 늘려 기존 2번째, 3번째 피해자들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더 많은 약물이 담긴 음료를 마신 두 피해자는 모두 사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4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김씨가 1차 범행 때 남자친구를 대상으로 (범행 도구의 성능을) 실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피해자가 나옴에 따라, 김씨가 첫번째 살인 전에 여러 차례 비슷한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와 여죄 가능성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바탕으로 김씨가 접촉한 인물들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는 등 추가 피해자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김씨는 살인 및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 송치됐다.

곽주영 기자 kwak.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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