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신청, 혼자 해도 될까요?

이성민 2026. 2. 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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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자 LAW동건강] 근골격계 질환 추가 상병 신청기

[이성민]

 근로복지공단 자료사진
ⓒ 윤성효
산업재해 예방 교육을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굳이 수임료를 부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혼자 하셔도 충분합니다." 산재 신청에 있어 노무사나 변호사 같은 대리인의 조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사고성 재해의 경우나, 이미 산업재해로 인정된 이후 새롭게 확인된 상병, 이른바 '추가 상병'은 더욱 그렇다. 산재보험의 취지를 볼 때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혼자서도 충분히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책임지지 못할 말을 너무 쉽게 해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근골격계질환 산업재해 승인을 받고 요양을 마친 한 노동자가 사무실을 찾아 왔다. "이번에는 반대편이 문제네요. 병원에서는 또 수술해야 한다는데, 이번에도 혼자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요." 그는 1년 전 왼쪽 상병에 대해 산업재해 승인을 받아 요양했고, 이후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하다 이번에는 오른쪽에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의 업무는 양쪽에 동일한 부담을 주는 작업이었다. 추가 상병에 해당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절차도 비교적 간단할 것이고, 처리 기간도 이전보다 짧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니는 병원도 산재 지정 의료기관이니, 병원에 요청해 '추가 상병 소견서'를 받아 신청서와 함께 제출하면 될 거라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정말 혼자 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그 안내는 결과적으로 무책임한 말이 되었다.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과 근로복지공단을 오가며 적지 않은 답답함을 겪었다.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던 그는 병원과 공단에 연락하며 답을 찾으려 애썼다. 막힐 때마다 나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혼자서 감당하기엔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병원은 적극적이지 않았고, 공단의 설명은 늘 불충분하였다. 급기야 재해자가 '왜 이것이 추가 상병인지'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 글은 또 다른 노동자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조금이라도 덜 당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병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기록해두려는 것이다.

1. 추가 상병 신청 대상인지 확인하기

이미 승인된 상병과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새로운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한 경우, 또는 기존 상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한 경우를 추가 상병 대상으로 보고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가 상병 요양급여 신청의 가장 큰 장점은 처리 기간이다. 처음 산재를 신청할 때는 승인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추가 상병은 특별한 쟁점이 없다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신속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산재보상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다.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추가 상병 요양급여 신청 대상의 명확한 기준은 근로복지공단에서 2023년 5월 4일에 정한 '추가상병 및 재요양 업무처리 기준 개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 병원에 추가 상병 신청 소견서 요청하기

추가 상병 요양급여 신청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추가 상병 소견서'를 받아야 한다. 왜 추가 상병에 해당하는지의 사유와 상병명, 치료 필요성 등을 기재하는 비교적 간단한 서류다. 요양이 이미 종결된 이후라면 '재요양 소견서'도 함께 필요하다. 문제는 병원이 이 서류를 쉽게 작성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건도 병원 관계자는 재해자에게 물었다. "이게 왜 추가 상병이에요?" 재해자는 답하지 못했다. 상담 과정에서 들은 설명을 토대로 설명해보려 했지만, 병원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나 역시 관계자에게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은 같았다. "근로복지공단에서 확인해주면 그때 써줄게요. 우리가 두 번 일할 수는 없잖아요." 경험상 지침이나 사례를 제시해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근로복지공단 해당 병원 담당자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낫다.

3. 근로복지공단에서 병원 측에 추가 상병 제도 설명하기

재해자는 결국 근로복지공단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확인을 요청했다. 최초 요양급여신청이 맞는지, 추가 상병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를 문의했다. 병원에서 서류를 써주지 않으니, 공단에서 병원에 설명해 줄 수 있는지도 함께 부탁했다. 여기서 또 한 번 막혔다. 공단 담당자 역시 추가 상병 기준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은 서로 다른 부위이니 추가 상병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재해자는 당황한 채 나에게 연락했다. "노무사님, 최초 요양으로 신청해야 한다는데요?"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근로복지공단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기준으로 삼은 지침이 과거 내용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물었고, 개정된 지침의 내용을 설명했다. 잠시 후 담당자는 착오가 있었다며 추가 상병 대상이 맞다고 답했다.

돌이켜보면 씁쓸하다. 해당 지침은 근로복지공단 내부 지침으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나 역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다. 재해자든 노무사든 이를 몰랐다면, 재해자는 불필요한 시간을 온전히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생각보다 근로복지공단 담당자가 기준이나 요건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로잡는 것도 재해자의 몫이다.

4. 병원이 고집을 부릴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기

드디어 추가 상병 소견서를 받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또 다른 요구가 나왔다. 추가 상병 요양급여 신청서를 먼저 제출해야 소견서를 써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이런 서류는 노무사가 함께 와야 한다며 재해자를 타박하기도 했다. 왜 병원이 신청서를 요구하는지, 왜 대리인이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지는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 근거를 물어보았으나 돌아오는 답은 "원래 그래요"였다. 힘겹게 추가 상병 소견서와 재요양 소견서를 받아 사건을 접수할 수 있었다.

이후 절차는 다행히 문제없이 진행되었고, 보상도 별 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모든 과정이 끝난 뒤, 재해자는 말했다. "진짜 못 해 먹겠네요. 아프질 말아야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그냥 노무사님이 맡아주세요." 너무도 민망한 마음에 "앞으로는 아프시면 안 되죠"라는 말로 통화를 마무리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나의 어설픈 조언 때문에, 재해자들이 굳이 감당하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닌지, 나는 계속해서 스스로 묻게 되었다.

앞으로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말해주어야 할지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바뀐 뒤, 산업재해 제도개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속한 처리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개선 같은 제도적 논의도 중요하지만, 과정에서 재해자가 실제로 겪게 되는 답답함과 불편함도 함께 살펴보았으면 한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나의 이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2월호에도 실립니다.이 글을 쓴 이성민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으로 공인노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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