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청와대의 의전? 룰라 놀라게 만든 장갑, 사실은…

김상기 2026. 2. 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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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국빈 방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현충원 참배 때 받은 새끼손가락 없는 장갑을 준비한 곳은 우리 정부가 아닌 브라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저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여정, 인생 역정이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말로 만찬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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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사고로 손가락 잃은 룰라 대통령에 새끼손가락 없는 장갑 마련

21년 만에 국빈 방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현충원 참배 때 받은 새끼손가락 없는 장갑을 준비한 곳은 우리 정부가 아닌 브라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룰라 대통령을 위한 청와대의 속 깊은 배려라는 호평이 쏟아졌으나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맞춤 장갑에 놀란 룰라 대통령. 룰라 대통령 유튜브 영상 캡처


룰라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과 브라질의 관계 격상’이라는 제목의 쇼츠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엔 방한 일정 도중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룰라 대통령이 새끼손가락 없는 하얀색 장갑에 놀라며 곁에 있던 아내에게 이를 보여주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장면을 접한 우리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 댓글 등에서 “우리 정부가 일 잘하네” “3선 대통령도 놀라게 한 청와대 의전”이라며 칭찬했다. 하지만 이 장갑은 브라질 측에서 방한을 앞두고 직접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만찬에서 답사를 위해 연단으로 향하는 룰라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룰라 대통령을 “영원한 동지”로 호칭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소년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청와대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국빈이다. 이에 청와대는 특히 의전에 신경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저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여정, 인생 역정이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말로 만찬사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어린 시절 소년공 경험을 설명하고는 “몸으로 배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의 원동력이 됐다”며 “이렇게 비슷한 삶의 궤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룰라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치 오랜 동지를, 또 친구를 만난 것처럼 참으로 반가웠다”고 강조했다.

만찬사에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을 브라질 공식 언어인 포르투갈어로 친구라는 뜻의 ‘아미고(amigo)’로 지칭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도 답사에서 “귀하의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어린 시절의 경제적 어려움, 일하다 입은 상처, 출생신고를 늦게 한 점과 공정성에 관한 정치적 신념을 두 사람 사이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친교행사 후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자신의 엑스에 소년공 시절 자신과 룰라 대통령이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한 인공지능(AI) 편집 영상을 공유하며 우애를 다졌다.

영상에는 소년 시절 두 사람의 사진이 등장하며, 이 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껴안는 모습을 거쳐 대통령이 된 이들이 청와대 앞에서 포옹하는 장면까지 이어지도록 화면이 구성됐다.

이 대통령은 “소년공이 대통령이 돼 만났다. 상처를 가졌지만 흉터가 아니고, 노동에서 삶의 지혜를 얻었고, 역경을 겪었으나 국민이 구해줬다. 그래서 우리는 형제”라며 “형제 룰라 대통령에게 영상을 선물한다”고 적었다.

룰라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엑스 계정에 이 대통령의 게시글과 영상을 공유하고 “큰 포옹을 담아, 내 형제 이 대통령에게”라는 인사를 함께 남겼다.

김상기 선임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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