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높여도 금리는 동결…한은의 딜레마

최은희 2026. 2.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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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일부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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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한국은행이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일부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10~13일) 결과를 담은 ‘2026년 3월 채권시장지표’를 2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99%는 오는 26일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되는 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통화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조짐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의 1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91%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다. 비록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석 달 만에 감소했지만, 이를 본격적인 하락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은은 23일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됐으나,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1450원 안팎을 넘나드는 고환율 기조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달러당 1470원대 후반까지 상승한 이후, 현재는 145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가 원화 약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요동치는 물가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석유류·식료품 등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한은은 이미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인하 가능성’ 관련 문구를 삭제하며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도 동결과 인하 의견이 3대3에서 5대 1로 바뀌었다. 경기·환율·집값 등 거시 지표에 따라 향후 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호조와 소비자 물가 상승률 안정세를 감안하면, 1월과 동일한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이 높고, 금통위원의 포워드 가이던스도 1월과 동일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을 반영해 기존 1.8%였던 전망치를 1.9~2.0%p 상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황이 이어진 덕분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23일 “반도체 경기 호조와 내수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며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관건은 수정 전망치의 수준이다. 한은이 2%대의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명분은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2.50% 만장일치 동결과 3개월 인하 포워드 가이던스 1명의 의견이 철회돼 명확한 동결 기조를 뒷받침할 전망”이라며 “성장률 전망은 가파른 반도체 수출 성장을 반영해 11월 제시했던 1.8%에서 1.9~2.0%로 상향되겠으나 K자형 성장의 한계로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선을 긋겠다”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은 1.9~2.0%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 부문의 성장률 부진과 비 반도체 수출 추이, 관세 25% 상향 가능성 등은 성장률 상향 폭을 크게 가져가기 어려운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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