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낙찰가율 168%라니…이런 분위기 ‘쭉’?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6. 2.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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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 달아오른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지난 1월 7일 서울중앙지법 경매 법정에는 다른 날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렸다. 화제가 되는 물건이 경매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사당우성3단지’ 전용 59㎡가 매물로 나왔다.

1993년 준공한 이 단지는 855가구로 구성됐으며 위치가 좋다. 서울 지하철 4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총신대입구역까지 도보 7분 거리다.

호재도 적잖다. 서울 시내에서 최대 규모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이른바 ‘우극신’에 해당하는 단지다. ‘우극신’은 사당우성2·3단지, 사당극동아파트, 사당신동아4차를 합친 곳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우성2차(1080가구), 우성3차(855가구), 극동(1550가구), 신동아4차(912가구) 등을 합쳐 총 4397가구다. 서울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 중 최대 규모다. 대부분 단지는 전용 46~119㎡로 구성됐으며 역세권 단지지만 용적률이 200% 중반대로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당우성3단지가 매물로 등장해 경매 진행 1~2개월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해당 물건 감정가격은 9억원.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다. 2024년 경매 개시가 결정됐고 당시 기준으로 감정가격이 산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해 11월 13층 매물이 14억5800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면적 1층 매물이 14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훨씬 낮게 형성됐고 리모델링 호재에 권리관계가 비교적 깨끗하다는 점, 탁월한 입지 등을 이유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응찰자 수는 무려 49명.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매물 중 최다 응찰자 숫자다. 낙찰가격은 감정가 대비 약 70% 높은 15억1388만100원. 낙찰가율 168.2%는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재밌는 점은 해당 면적 기준으로 경매 낙찰 가격이 신고가였다는 점이다. 경매 시장에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하기 위함이다. 경매 시장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요즘 서울 아파트의 경우 경매 시장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출 규제나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일반 거래가 위축된 반면 경매는 상대적으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낙찰가에 반영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우성3단지’. (윤관식 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 ‘불장’

낙찰가율 100% 상회 물건 수두룩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 정보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7.8%였다. 2022년 6월(110%)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2025년 1월, 93.3%)과 비교해도 약 15% 가까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100%를 넘었다.

요즘 주목받는 한강벨트에서 경매 물건 인기가 뜨거웠다. 자치구별로는 동작구 낙찰가율이 139.2%로 가장 높았다. 성동구(131.7%), 광진구(129%), 영등포구(124.9%)가 뒤를 이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재건축·리모델링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며 “아파트 매매 시장 매물 감소와 호가 상승이 경매 시장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아파트 단지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 1층 매물이었다. 26명이 입찰해 감정가 9억3300만원의 171.5%인 15억9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2024년 5월 성산시영 같은 면적 8층 매물이 당시 감정가(10억원)의 88%인 8억801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1년 8개월 만에 낙찰 가격이 7억원 이상 올랐다.

성산시영 낙찰가 역시 같은 면적 일반 매매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 매물이 13억7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낙찰가율 오름세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영향으로 보인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실거주 의무가 생기는 등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반면 경매는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2년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도 전달(42.5%)보다 1.8%포인트 상승한 44.3%였다.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도 6.7명에서 7.9명으로 늘었다.

아파트뿐만 아니다. 서울에서 입지가 좋은 다세대주택(빌라) 역시 경매 시장에서 인기다. 지난 1월 26일 서울동부지법 경매 법정에 나온 송파구 잠실동 빌라 경매에는 무려 103명이 참여했다. 올해 경매로 나온 부동산 중 최다 응찰자 기록이다. 낙찰가격은 9억1333만원으로 감정가(6억7800만원) 대비 낙찰가율은 135%에 이른다. 2위 가격과 격차는 불과 33만원이란 점이 흥미롭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해당 물건이 속한 곳은 모아타운 재개발 지역으로 접수한 사실이 알려져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

향후 전망은 불투명?

하반기 경매 매물 더 늘어날 듯

1월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대출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매 시장에서 부동산 매수가 어려워져 경매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매는 여러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주택담보대출 격인 경락잔금대출을 받지 않는다면 6·27 대출 규제부터 도입된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를 피할 수 있다. 또 주택법에 따른 금융기관인 시중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 채권자가 경매 신청을 한 경우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라도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을 수 있다. 경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까지 대거 참여해 시장 참여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 등이 거론되기 전이었던 1월과 2월 이후 시장 분위기는 완전 다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월에는 서울 아파트 같은 인기 물건에 수십 명 응찰자가 몰리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었다. 하지만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가 확정된 후 시장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간혹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은 급매물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때로는 경매 시장에서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매수하는 것보다 급매물을 선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지금처럼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일수록 조급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일단 올해 하반기 경매 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집합건물 강제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서울(1만324가구)은 처음으로 1만가구를 돌파했다. 경매물건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경쟁률이 분산돼 1월과 같은 과열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

시장 가격 변동이 심한 시기일수록 감정가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감정가격은 통상적으로 약 6개월에서 1년 전 시세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경매 감정평가서에는 정확히 ‘기준시점’이 제시돼 있다. 올해 2월 경매로 나올 매물은 대부분 2024년 하반기 혹은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감정가가 매겨졌다. 집값 급등기에는 감정가격이 다소 낮게 산정된 반면, 집값 하락기에는 감정가격이 대체로 높다. 단순히 감정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감정가격 기준이 되는 시점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입찰가격을 고민하지 말고 매물이 있는 현장을 돌며 시세 파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경매 시장에서 고가 낙찰은 위험할 수 있다. 핵심 입지 물건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아 실수요자들은 조바심을 내지 말고 적정 가격으로 낙찰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8호·(2026.02.25~03.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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