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옮길 때마다 반복 검사·중복 처방 차단한다

정재홍 2026. 2. 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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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정부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반복되던 검사와 중복 처방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실시간 진료 정보 공유 체계를 도입한다. 의료 과다 이용을 막고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2026년 주요 업무보고를 통해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의사가 환자 진료 시 다른 의료기관에서의 진료·처방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인프라다.


환자 설명 의존하던 구조, 디지털로 전환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가 직접 이전 진료 내역을 설명하지 않으면 타 기관의 검사·처방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유사한 검사가 반복되거나 동일 성분 약물이 중복 처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른바 ‘의료 쇼핑’과 중복 진료는 환자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 심평원이 과다 의료 이용을 방지하는 확인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개정 법안은 올해 12월 24일 시행된다.


과다 이용 항목·적정 횟수 기준 마련

심평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세부 준비에 착수한다. 7월까지 의료 과다 이용 항목을 선정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심의·결정할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중복 진료에 해당하는 항목과 환자 1인당 적정 시행 횟수 등 구체적인 기준도 함께 설정된다. 단순한 이용 제한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적정 진료를 유도하겠다는 접근이다.


11월 개발 완료 목표…연말 시범 운영

시스템 개발은 올해 11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구축이 완료되면 의료기관은 환자의 진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심평원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7~9월 병·의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관리 대상 항목과 시스템 활용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11~12월 두 달간 시범 운영을 통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작동 안정성, 정보 보안 문제 등을 점검한 뒤 2027년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환자 안전 강화·보험 재정 건전화 기대

제도가 안착하면 환자는 동일 성분 의약품의 중복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불필요한 재검사에 따른 비용 부담과 시간 손실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시적으로는 과잉 진료와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여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보험료 부담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실시간 진료 정보 공유 체계는 적정 진료를 유도하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와 검증을 거쳐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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