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쌍둥이 출산율 세계 최고… 다태 임신 위험성 알아야”

민태원 2026. 2.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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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전문의 Q&A 궁금하다! 이 질병] 고위험 임신과 조산
조윤성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교수
조윤성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교수가 임신부의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근래 고위험 임신이 늘면서 산모·태아집중치료실(MFICU) 확대 등 조산 예방 및 대처에 대한 의료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쌍둥이·삼둥이 출산율 2023년 5.5%
2007년 2.7%서 2배 넘게 증가
고위험 임신… 조산 증가로 이어져
가장 큰 원인은 난임 시술 증가
의학계, 다태 임신에 경각심 촉구

"출생아 10명 중 1명이 이른둥이로 태어나는 시대입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난임 시술로 인한 다태 임신(쌍둥이, 삼둥이 등)이 증가한 것이 고위험 임신과 조산이 늘어나는 큰 이유죠."

조윤성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3일 "특히 한국의 다태아 출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다태 임신은 조산, 산후 출혈, 제왕절개, 임신성 고혈압 등 많은 위험성을 안고 있으므로 신생아와 산모 건강을 위협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온다"고 짚었다. 조 교수는 "하지만 다태 임신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고위험 임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른둥이의 생존율 및 건강 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의 일환으로 모자의료센터 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MFICU)'의 운영을 촉진하고 확대하고 있는 것. 현재 전국적으로 30여곳의 MFICU가 마련됐다. 성빈센트병원도 지난해 말 최첨단 MFICU를 신설했다.

조 교수는 “기존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이 이른둥이 아기의 집중 치료와 관리를 위한 것이라면 MFICU는 출산이 이뤄지기 전 임신부와 태아의 질환을 관리해, 더 건강한 상태로 임신을 유지하고 긴급 상황에 대처해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보존하는 노력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로부터 고위험 임신과 조산에 대해 들어봤다.

-조산아가 겪는 현실적 어려움은.

“임신 20주부터 36주 6일 사이 태어나는 경우 조산에 해당한다. 의학기술 발전으로 이른둥이의 생존율은 크게 향상됐다. 1990년대 1㎏ 이하 초극소저체중출생아의 생존율은 10~20%였으나 현재는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산은 여전히 신생아 사망과 평생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뇌출혈, 패혈증, 괴사성 장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고 이후 발달장애, 시력·청력장애, 학습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른둥이 중에서 비교적 예후가 좋다고 알려진 34~36주에 태어난 경우는 외형상 정상 신생아와 비슷해 보이지만 면역계가 미성숙해 감염 위험이 높고 일부 연구에선 사회성·인지기능 저하 및 학교 적응 문제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조산을 부르는 위험 인자는.

“연구에 따르면 조산 과거력이 있는 경우 다음 임신에서 조산 위험이 약 18~25% 증가한다. 다태 임신은 가장 고위험 임신 중 하나다. 쌍둥이 임신의 약 50%, 삼태 임신의 약 75%가 조산으로 이어진다. 자궁경부가 약한 것도 문제인데, 길이가 짧아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임신 유지를 위해 자궁경부는 만삭까지 10개월간 잘 닫혀 있어야 한다. 임신 20주 무렵 정상 자궁경부 길이는 평균 3.5~4㎝다. 만약 자궁경부가 약해서 임신 중반(16~24주)에 길이가 2.5㎝ 이하로 짧아지면 조산 위험이 약 7배 증가한다.”

-최근 다태 임신의 위험성에 대한 학계의 경고가 나왔다.

“한국 다태아 출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다태아 출산율 2007년 2.7%에서 2023년 5.5%로 2배 증가). 가장 큰 원인은 난임 시술 증가다. 한국은 난임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고 주변에서 난임 병원도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난임 시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난임 시술로 임신을 하고자 결정하는 심리적 문턱도 낮다. 하지만 다태 임신이 태아와 산모 모두에 위험 부담을 높이기 때문에 모체태아의학회와 보조생식학회에서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경각심을 촉구한 바 있다.”


-자궁경부 무력증이 조산의 숨은 원인인가.

“자궁경부 무력증은 임신 중반(16~20주)에 진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자궁경부가 저절로 열리며 양막이나 태아가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기능이 손상될 경우 태아나 양막의 무게가 무거워지면 힘없이 열리게 된다. 전체 분만의 약 0.5%, 조산 원인의 약 10%를 차지한다. 복부 불편감이나 밑이 빠지는 느낌, 점액성 출혈이 나타날 수 있고 증상 없이 산전 진찰 도중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발견되면 자궁경부를 실로 묶어주는 시술(봉축술)을 한다. 실패하면 조산이 불가피하다. 자궁경부 무력증 병력이 있다면 다음 임신에선 12~14주에 예방적 봉축술이 필수적이다.”

-조산의 예방 조치는.

“위험 인자 관리가 중요하다. 조산 병력이 있으면 임신 16주부터 36주 6일까지 프로게스테론(임신 유지 호르몬) 질정을 매일 사용한다. 또 임신 16~24주에는 1~2주 간격으로 자궁경부 길이를 반복 측정한다. 호르몬 치료 중에도 자궁경부 길이가 2.5㎝ 이하로 짧아지면 봉축술을 추가로 해야 한다. 아직 근거가 명확하진 않지만 24주 이전에 1㎝ 미만으로 급격히 짧아진 경우 봉축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4주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봉축술이 권장되지 않는다. 봉축술 역시 시술이기 때문에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서다. 쌍둥이 임신인 경우 아직 조산을 예방하는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못했다. 쌍둥이 임신의 조산은 자궁경부 문제라기보다 자궁의 과도한 팽창이 주된 원인이다. 예방 목적의 봉축술이 오히려 쌍둥이의 조산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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